全·盧 이어 尹… 30년 만에 되풀이된 대한민국 흑역사 [尹 내란 1심 무기징역]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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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혐의 유죄 세 번째 대통령

1996년 12·12 군사반란 재판
‘내란 수괴’ 전두환 1심서 사형
‘주요 임무’ 노태우 징역 22년
항소심서 무기·17년으로 감형
417호 대법정 ‘전 대통령 무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도 내란 혐의로 처벌받는 불행한 역사가 이어졌다. 전직 대통령이 30년 만에 내란 혐의로 같은 재판장에 서서 법의 심판을 받은 것으로 헌정사상 세 번째다. 이러한 ‘흑역사’가 되풀이하면서 과거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이 받았던 재판 과정과 판결 내용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직 대통령이 내란 수괴 등 혐의로 1심 선고를 받는 것은 30년 만이다. 1996년 8월 내란 수괴 등 혐의를 받던 전 전 대통령은 1심으로 사형과 추징금 2259억 원을 선고받았다. 형법상 내란죄는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경우 적용된다. 내란 우두머리 경우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해질 수 있다.

당시 재판부는 12·12 군사반란과 관련해 전 전 대통령이 군사력을 동원해 헌법 절차를 무시하고 국가 권력을 장악한 행위가 명백한 내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민간인에 대한 발포를 승인해 수많은 사상자를 낸 점, 피해자와 유족에게 상당한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준 점 등을 양형에 반영했다. 전 전 대통령의 행위가 국헌을 문란하게 했다고 보고 사형을 내린 것이다.

범행에 가담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노 전 대통령도 1심 형량으로 징역 22년 6개월과 추징금 2838억 원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에서는 형량이 일부 감경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전 전 대통령의 내란이 16년 전 발생한 점, 전직 대통령 신분 등을 고려해 무기징역으로 감형했다. 추징금 역시 2205억 원으로 54억 원을 줄였다. 노 전 대통령도 2심에서 징역 17년으로 감형받았다. 1997년 4월 대법원은 항소심 판단을 확정했다. 다만 대법원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유지로 외포심(두려운 마음)을 느낄 만한 강압적 분위기가 조성됐다면 폭동이 성립한다고 판시했다.

이러한 과거 판례가 재조명되는 것과 더불어 역대 전직 대통령 모두 ‘전직 대통령의 무덤’이라 불리는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법의 심판을 받았다는 점도 세간의 주목을 모았다. 윤 전 대통령이 19일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417호 대법정은 전국 최대 지방법원인 서울중앙지법에서도 가장 큰 형사법정이다. 방청객 150명을 수용할 수 있어 통상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사건 심리는 주로 이곳에서 진행된다. 이번 윤 전 대통령 1심 재판으로는 일반 방청석 30석이 제한됐는데, 온라인 추첨 경쟁률은 11.6 대 1을 기록했다. 30년 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1심 재판뿐 아니라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 재판, ‘다스’ 횡령 재판 등도 417호 대법정에서 이뤄졌다.

30년 가까이 전직 대통령들의 ‘사법 리스크’가 반복하는 끝에 이번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재판이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00년대 들어서는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각각 징역 17년과 징역 20년형을 확정받은 바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동차 부품회사인 다스 자금 횡령과 뇌물 수수 혐의로,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정 농단과 뇌물 수수 등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윤 전 대통령 직전인 문재인 전 대통령 역시 지난해 전 사위 관련 뇌물수수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져 공판 준비 절차가 이어져 오고 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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