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욕지도 식수댐 내달 바닥 드러낸다…‘비상 급수’ 빨간불
4개월 누적 강수량 39.5mm
저수율 30%대까지 떨어져
900명 하루 5시간 제한 급수
남은 용수 50일 남짓 불과해
생수 지원·급수선 탄력 운용
통영시 욕지면에 용수를 공급하는 식수댐. 최근 계속된 가뭄에 저수율이 30%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식수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영시 제공
겨울 가뭄 장기화로 경남 통영시 욕지면 일대 섬 주민 식수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4개월을 통틀어 누적 강수량이 40mm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이미 1단계 비상 급수에 들어갔다. 지금 추세라면 내달 중순이면 유일한 수원인 식수댐 마저 고갈돼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통영시에 따르면 작년 10월 17일 이후 최근까지 욕지면 일대 누적 강수량은 39.5mm다. 설 연휴를 앞둔 지난 10일 오랜만에 비가 내렸지만, 창원기상대에 측정된 강우 기록은 ‘0mm’일 정도로 가뭄 해소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욕지면은 주도인 욕지도 본섬과 연화도, 우도, 두미도, 노대도 등 유인도 10곳과 무인도 45곳으로 구성돼 있다. 주민등록 인구는 1월 말 기준 1270세대, 1880명으로 관내 섬 중 가장 많지만 육지에서 30km 이상 떨어져 있어 아직 상수관 연결이 안 됐다.
이 때문에 본섬에 있는 식수댐에 빗물을 받아 본섬 10개 마을과 부속 섬 25개 마을에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대체수원이 없어 만성적인 식수난이 반복되자 2018년부터 2023년까지 국비 등 330억 원을 들여 94만t이던 저수용량을 181만t으로 늘렸다. 그럼에도 가뭄이 장기화하면 역부족이다. 심할 땐 지하수와 지표수를 보충 수원으로 활용하고 이마저도 부족하면 육지에서 생수를 공급받는다.
통영시 욕지면에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식수댐. 저수량이 넉넉할 때(왼쪽)와 저수율이 30% 수준까지 떨어진 현재 모습의 비교 모습. 통영시 제공
올겨울도 마찬가지다. 통영시는 식수댐 저수율이 39% 아래로 떨어지면 단계별 비상 급수를 한다. 지난달 말 저수율이 36.8%까지 떨어지자, 통영시는 지하 관정으로 퍼 올린 지하수를 식수댐에 보내는 1단계 비상 급수에 들어갔다. 현재 급수 인원 900명 정도가 하루 5시간(오전 9시~오후 2시) 동안 물 사용이 제한된 상태다.
여기서 더 낮아지면 격일제로 각 가정 물탱크에 물을 공급하는 2단계(저수율 28% 이하), 일주일에 두 번 물탱크에 물을 공급하는 3단계(5.6% 이하), 일주일에 한 번 물을 공급하는 4단계(2.8%) 비상 급수에 들어간다.
그나마 가정마다 며칠 분량의 물을 받아두는 물탱크가 있어 당장 실생활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통영시 관계자는 “비상 급수 단계가 상향되더라도 물탱크에 물을 잘 받아 놓으면 당분간 실생활에는 큰 불편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며 “비상 급수 절차와 함께 병입 수돗물, 생수를 섬 주민에게 지원하고 급수차·급수선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행 성수기에 접어드는 봄철까지 가뭄이 계속된다면 일상 불편은 물론 섬 관광객 유치에도 빨간불이 켜질 공산이 크다. 자부마을 펜션업주는 “펜션, 음식점 등 관광객에게 의존하는 섬 주민이 많은데 가뭄이 길어져 관광객들이 섬을 찾지 않거나 관광객이 줄어들까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실제 설 연휴 직전 저수율은 31%까지 떨어졌다. 현재 욕지도 식수댐 하루 물 공급량은 860t 정도로 용수 공급 가능 일수는 길어야 50일 정도다. 그사이 많은 비가 내리지 않으면 식수댐이 바닥을 드러내 용수 공급 중단이 불가피하다.
통영시는 최근 욕지도 가뭄 선제 대응을 위해 한국수자원공사와 함께 생활용수로 사용할 병물 2400개를 우선 배부하고 급수선도 운용하며 급수체계 전반을 점검했다. 통영시 제공
통영시는 한국수자원공사와 함께 선제 대응에 나섰다. 생활용수로 사용할 병물 2400개를 우선 배부하고 급수선도 운용하며 급수체계 전반을 점검했다. 통영시 관계자는 “가뭄은 사후 대응보다 사전대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신속하고 안정적인 비상급수가 가능하도록 현장 대응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통영시는 욕지도 가뭄 대응력을 강화하고 구조적 취약성을 개선하는 ‘지하수저류댐’도 추진 중이다. 이는 지하에 차수벽과 취수정, 도수로를 설치해 지하 수위를 인위적으로 높이는 대체 수자원 확보 사업이다. 현재 옹진 대이작도 등에서 성공적으로 운영 중이다. 통영시는 여기에 저류댐과 식수댐을 잇는 연결관로까지 설치해 활용도를 극대화한다는 복안이다.
천영기 통영시장은 “가뭄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주민 생활과 안전에 직결된 문제”라며 “가용가능한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여 식수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장기적으로도 수자원체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