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불 지핀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박차… 관치 논란도 ‘솔솔’
금감원, 내주 민관합동 TF 가동
CEO 선임 투명성·이사회 독립
금융위 참여해 제도화 방안 모색
정부 과도한 개입 우려 목소리도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5일 범금융 신년 인사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지주사들의 지배구조 전반을 손보는 것을 논의하는 민관 합동 지배구조 태스크포스(TF)가 다음 주 본격 가동된다.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임 관행을 두고 “부패한 이너 서클”이라고 경고한 이재명 대통령의 경고에 따른 후속 조치다. 시장에서는 개편 방향이 정부가 원하는대로만 흘러갈 경우 ‘관치 금융’의 논란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7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오는 16일 오전 은행연합회와 5대 금융지주 등과 함께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TF 첫 회의를 연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금융위 업무보고에서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임 관행과 관련해 “부패한 이너 서클”이라고 꼬집은 이후 관련 협의체가 발족하는 것이다. 금감원은 감독·권고를 넘어 법·제도 전반을 포괄하는 개선 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 금융위와의 조율을 거쳐 금융위도 TF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TF 논의는 최고경영자(CEO) 선임 및 승계와 이사회 독립성 제고, 성과보수 개선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그간 반복돼 온 CEO 연임 논란과 이사회 형식화 문제를 구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자율적인 모범 관행을 넘어 법·제도 차원의 해법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권이 모범 관행 등을 통한 자율 개선을 기대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제도적으로 틀을 갖출 수 있는 방안까지 찾아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회의 독립성 제고도 핵심 안건으로 다뤄진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특정 CEO를 중심으로 이사들의 임기가 동일한 구조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방안 등을 TF에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사회 및 경영진의 성과보수 체계의 적정성도 살펴볼 예정이다. 국내 금융지주사는 뚜렷한 대주주가 없는 구조적 특성상 CEO 선임과 연임 과정에서 이사회와 경영진 중심의 폐쇄적 의사 결정이 반복돼 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배주주가 없는 상황에서 금융지주 회장이 자신과 가까운 인사들로 이사회를 구성해 영향력을 강화하고, 경쟁자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셀프 연임’을 이어왔다는 비판도 제기돼 왔다.
금감원은 회장 선임 과정에서 드러난 논란과 관련해 BNK금융지주 검사에 돌입한 상태인데, 검사 결과와 TF 논의 내용 등을 바탕으로 검사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번 논의가 관치금융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대통령 발언 직후 금감원이 BNK금융을 대상으로 고강도 검사에 나선 것이 사실상 지배구조에 대한 강도 높은 개입과 압박이라는 지적이다.
이 원장은 앞서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BNK금융 검사 결과가 단독 추천된 회장 후보자의 지위를 좌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말씀드리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