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취지 흔드는 시행령 논란… 부산 노동계 철야 농성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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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하청 노조 교섭권 제한” 비판
경영계 “일률 적용 현실적 제한” 난색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조합원들이 7일 부산 연제구 부산고용노동청 앞에서 ‘2026년 원청교섭 원년 선포, 개정노조법 시행령 폐기!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신년 기자회견’을 마치고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조합원들이 7일 부산 연제구 부산고용노동청 앞에서 ‘2026년 원청교섭 원년 선포, 개정노조법 시행령 폐기!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신년 기자회견’을 마치고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오는 3월 시행을 앞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을 둘러싸고 고용노동부가 법률 취지와 달리 하청노조 교섭권을 제한하는 시행령을 입법예고했다는 비판이 노동계에서 커지고 있다. 논란이 이어지자 부산 지역 노동단체들은 노동부의 시행령 폐기를 요구하며 단체행동에 돌입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7일 오전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청노동자의 교섭권을 제한하는 노조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노동부 시행령이 상위법(노란봉투법)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시행령 폐지를 요구했다. 노란봉투법은 하청노조의 원청 직접 교섭을 가능하게 규정한 데 반해, 노동부가 내세우는 시행령은 원·하청 노조 간 교섭 창구 단일화에 더해 하청노조 간에도 단일화를 강제해 하청노동자의 실질적 교섭권을 박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병준 조직국장은 “시행령은 교섭단위 분리 기준을 나열하는데 그쳐 결국 하청노조가 교섭권을 얻기 위해 거쳐야 할 관문만 늘어나고, 결국 자율 교섭을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시행령 폐기를 요구하며 이날부터 철야 노숙 농성에 돌입했다. 농성은 오는 14일 열리는 노조법 시행령 폐기 관련 결의대회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조법 2·3조 개정안은 소수의 하청노조가 원청 사용자와 직접 교섭할 수 있도록 교섭단위 분리를 가능케 하는 내용이 골자다. 기존에 교섭 의무가 없었던 원청이 사용자로 넓게 인정되며 정당한 노동쟁의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도 담겼다. 앞서 지난해 9월 국회 본회의 통과에 이어 11월 노동부는 법 집행을 위한 시행령을 입법예고했다.

이에 대해 경영계는 소수 노조의 분리교섭 확대가 교섭 구조를 지나치게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복수 노조와 개별적으로 교섭할 경우 절차가 늘어나고 비용·인력 부담이 커져 사업장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부산 지역 경영단체 관계자는 “대기업처럼 하청 구조가 복잡한 경우 수많은 하청 노조 교섭 요구에 응해야 돼 1년 내내 교섭을 벌여야 할 수도 있다”며 “분리 교섭이 전 사업장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면 교섭 효율성은 물론 산업 현장의 업무 연속성도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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