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사고 배상금 안 주려 30년간 재산 빼돌린 부부 결국 법정에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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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사망사고 손배 지급 의무
남편 수입 아내 차명계좌 은닉
공소시효 만료 포괄일죄로 풀어

검찰. 연합뉴스 자료사진 검찰. 연합뉴스 자료사진

검찰이 교통 사망사고에 대한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지 않으려 수억 원의 재산을 빼돌리던 부부를 수사해 30년 만에 법정에 세우게 했다.

창원지검 마산지청은 강제집행면탈 혐의로 60대 A 씨와 50대 B 씨 부부를 불구속기소 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들은 2018년 12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손해배상 판결에 따른 채무를 면하기 위해 A 씨 수입 4억 원 상당을 B 씨 명의 차명계좌로 받아 은닉한 혐의다.

A 씨는 1996년 회사 차량을 몰다가 교통 사망사고를 일으켜 피해자 유족들에게 1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연대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재산을 빼돌리는 수법으로 손해배상금 지급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이에 피해자의 아내와 자녀 등 유족이 지난해 11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강제집행면탈죄 공소시효(5년)가 완료됐다는 이유로 이들 부부를 불송치 결정을 내렸고, 유족들의 이의신청을 받은 검찰이 보완 수사를 통해 사건을 풀어냈다.

검찰은 차명 계좌로 수입을 취득할 때마다 범죄가 성립하고 이를 포괄해 하나의 죄가 된다는 일명 ‘포괄일죄’ 법리를 적용했다.

이어 경찰에 계좌 추적과 세무서 사실조회 등을 지시하면서 A 씨가 최근까지도 수입을 B 씨 계좌로 빼돌리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 부부의 자백을 받아낸 것이다.

결국 이들 부부는 형사 조정 절차를 거쳐 올해 피해 변제금 전액을 유족들에게 지급했다.

유족들은 ‘공소시효 만료 소식에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으나, 검찰이 범죄를 입증해 줘서 아버지의 한을 풀게 됐다. 고통을 희망으로 만들어줘 감사하다’는 편지를 검찰에 보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적극적인 사법 통제와 직접 보완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명확히 규명함으로써 범죄를 엄단하고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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