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순 신상공개 종료… 사라지는 성범죄자 정보에 ‘시민 불안’
부산 신상공개 성범죄자 185명
올해 중 16명 만료, 내년엔 28명
국회서 공개 기간 최장 30년 추진
전문가들 “유연한 제도 적용 필요”
현행법상 성범죄자 신상정보 공개 최대 기간은 10년인데, 최근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의 공개 기간이 만료돼 거주지 등을 파악할 수 없게 되면서 시민 불안감이 커진다. 사진은 2024년 공판을 마치고 나오는 조두순 모습. 연합뉴스
2010년부터 아동·청소년 성범죄 예방 목적으로 도입된 성범죄자 신상정보 공개 시효를 두고 논란이 인다. 현행법상 신상정보 공개 최대 기간은 10년인데, 최근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의 공개 기간이 만료돼 거주지 등을 파악할 수 없게 되면서 기한 적정성 논의에 불이 붙었다. 부산에서도 올해 16명의 성범죄자 신상 기록이 만료돼 시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아동을 성폭행해 신상공개 5년 판결을 받은 조두순의 공개 기간이 지난달 12일 만료됐다. ‘성범죄자 신상공개’는 성폭력 범죄가 중범죄인 데다 재범률이 높은 만큼, 범죄자 신상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해 국민 안전을 보장하고 성범죄를 예방하고자 2010년 1월 도입된 제도다.
전국 각 지역 주민은 간단한 본인 인증 이후 신상 공개 홈페이지인 ‘성범죄자 알림e’를 통해 범죄자들의 신상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공개되는 정보는 이름과 나이, 주민 등록상 주소·실거주지, 신체 정보(키·몸무게), 사진, 범죄 내용(판결일자·죄명·선고형량), 성폭력 범죄 전과 사실, 전자장치 부착 여부다.
부산 지역에서 거주하며 ‘성범죄자 알림e’를 통해 신상이 공개된 성범죄자는 총 185명이다. 이 중 올해 중 신상 공개 기간이 만료되는 사람은 16명이다. 내년 중에는 28명의 신상 공개 기간이 만료된다. 현행법상 신상공개 최대 기간은 10년으로, 이후에는 시민들이 성범죄자 행적을 알 수 없다.
성범죄자가 징역형을 받으면 징역이 끝난 시점부터 신상공개가 시작된다. 하지만 홈페이지에 신상공개 시작 일자나 만기 일자가 표시돼 있지 않아 시민들이 직관적으로 신상공개 시한을 파악하기도 어렵다.
사하구 주민 이정희(33) 씨는 “우리 구에 거주하는 성범죄자가 가장 많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며 “어린 자녀가 있는데 내일이면 성범죄자의 신상공개 기록이 없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불안이 크다”고 말했다.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국회에서는 아동·청소년 성폭력 범죄자 신상정보 공개 기간을 최대 30년까지 늘리는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이 개정안은 신상정보 공개 기간을 늘릴 뿐만 아니라, 조두순처럼 기존에 신상이 공개된 이들도 새로운 법에 소급 적용을 받는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조두순은 당시 현행법 최장 기간인 신상 공개 5년 판결을 받았으나, 10년으로 법이 개정된 뒤에도 공개 기간 5년이 유지됐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공개 기간을 최대한으로 늘리는 것보다, 범죄자의 출소 후 생활에 따라 신상공개 기간이 적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두순과 같이 주소지를 이탈하거나 전자장치를 훼손하려 하는 등 출소 이후 지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동의대 경찰행정학과 최종술 교수는 “범죄자 인권 보호 문제와 피해자 알 권리가 상충하는 상황”이라며 “보호 관찰 담당자들이 명확한 기준에 따라 범죄자를 관리하면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신상공개 기간을 늘리는 등 유연한 제도 적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