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회야강·남창들에 천연기념물 ‘흑두루미’ 날아왔다
15~24일 시민생물학자·동호회에 포착
전 세계 1만 5000마리뿐인 멸종위기종
시 “서식지 보호해 교육·생태관광 활용”
천연기념물 흑두루미가 울산 회야강 일대에서 긴 목을 구부려 부리 끝으로 수면을 쪼아올리자, 물방울이 튀어 오르며 잔잔한 물무늬를 만들어내고 있다. 조현표 새 통신원 제공
천연기념물 흑두루미가 울산 회야강의 한적한 물가에서 부리로 날개 깃을 고르며 휴식을 즐기고 있다. 조현표 새 통신원 제공
국제적 보호종이자 천연기념물인 흑두루미가 최근 울산 울주군 일대에서 잇따라 목격됐다.
울산시는 이달 15일부터 24일 사이 울주군 회야강과 남창들 일원에서 흑두루미 1마리가 휴식과 먹이 활동을 하는 모습이 관찰됐다고 27일 밝혔다.
이 개체는 지난 15일과 17일 회야강 일대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울산 새 통신원 배지영, 조현표 씨에게 연달아 발견됐다. 이어 21일과 23일에는 남창들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장면이 새 관찰 동호회 ‘짹짹휴게소’ 팀과 윤기득 사진작가(시민생물학자)의 카메라에 생생하게 담겼다.
이 흑두루미는 이후 24일 오전 다시 회야강변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확인되기도 했다.
흑두루미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취약종(Vulnerable)’으로 분류된 국제보호조다. 국내에서는 천연기념물 제228호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으로 보호받고 있다.
지구상에 약 1만 5000여 마리가 있으며, 최근 6000여 마리가 전남 순천만에서 월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에는 매년 1~2마리 정도가 잠시 머물다 가거나 통과하는 진귀한 나그네새다.
짹짹휴게소 홍승민 대표는 “남창들녘과 회야강, 서생해안은 철새들의 이동통로로서 중요한 곳이며, 새들이 안전하게 머물다 갈 수 있는 환경이 된다면 더 많은 개체들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새 통신원, 시민생물학자, 조류동호인들과 함께 귀한 새들이 찾아오고 머물다 간 도래 상황을 지속해서 관찰할 계획”이라며 “이 기록들을 바탕으로 새들이 안전하게 지내다 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회야강과 남창들이 교육과 탐조관광에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