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 약화되고, 여권 파워 세지고… 울산 국힘 ‘내우외환’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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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 핵심, 김기현 부인 김건희 백 선물 건으로 내상
‘언더 친윤’ 구심 박성민도 탄핵 이후 영항력 저하
22대 총선, 탄핵 거치면서 보수 우위도 ‘여야 분점’ 구도

울산시와 울산국회의원협의회기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2026년도 국가 예산 국회 증액 사업과 지역 현안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모습. 왼쪽부터 윤종오 의원, 박성민 의원, 김두겸 시장, 김기현 의원, 서범수 의원. 연합뉴스 울산시와 울산국회의원협의회기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2026년도 국가 예산 국회 증액 사업과 지역 현안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모습. 왼쪽부터 윤종오 의원, 박성민 의원, 김두겸 시장, 김기현 의원, 서범수 의원.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시절 친윤(친윤석열) 실세들이 포진해 당내 영향력이 막강했던 울산 국민의힘이 최근 ‘내우외환’으로 급격히 위축된 모습이다.

울산 국민의힘은 전임 정부 시절 5선의 김기현(남을) 의원이 대통령실과 친윤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당 대표를 역임했고, 윤 전 대통령의 검사 시절부터 친분을 쌓은 박성민(중구)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초선에 불과했지만 막후 실세로 당내 주요 사안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21대) 울산의 국민의힘 국회의원 수는 울산 총 의석 6석 중 5석. 타 지역 의석 수에 비하면 의석 수 자체는 적지만 당내 파워로는 여타 광역시 못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 배경이다.

그러나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윤 전 대통령이 추락하면서 울산 국민의힘 내부도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의 최전선에 섰던 김 의원은 과거 당 대표 당선 직후 배우자가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가방을 선물한 사실이 최근 특검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면서 입길에 올랐다. 특검의 언론플레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한 때 차기 대권까지 꿈꿨던 김 의원으로서는 정치적 내상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 역시 초선임에도 소규모의 ‘계파’를 형성할 정도로 친윤계 내부의 영향력이 상당했다. 친한동훈계에서 소위 ‘언더 친윤’의 구심으로 거론될 정도였다. 박 의원 스스로도 지역구에서 해외 순방 중인 윤 전 대통령이 자신에게 수 차례 전화를 건 사실을 자랑했다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그런 박 의원 역시 탄핵 이후에는 당내 ‘그립’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2대 총선으로 울산의 정치 지형이 여야 동등한 구도로 바뀌면서 국민의힘의 위상은 더 약화됐다. 동구와 북구를 민주당 김태선, 진보당 윤종오 의원이 각각 차지하고, 국민의힘 소속이던 김상욱(남갑) 의원이 탄핵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기면서 보수 절대 우위였던 울산 국회의원 의석은 정확하게 3대 3 여야 분점 구도로 전환됐다. 게다가 남은 국민의힘 의원 3명도 각각 친윤, 친한계로 나눠져 단일대오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벌어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타워 붕괴 사고도 지역 정치권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킨다. 이 발전소를 운영하는 한국동서발전 사장이 21대 동구 지역구에서 활동한 권명호 전 의원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중대 재해에 강력한 책임을 묻는 현 정부에서 권 사장에 대해 해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현역 의원들이 영향력이 약화되면서 국민의힘 소속인 김두겸 시장으로 야권 내 힘의 무게추가 쏠리는 양상도 보인다. 당장 국민의힘이 공모 중인 남갑 당협위원장과 관련, 중앙당과 김 시장 측이 지원하는 인사가 달라 힘 겨루기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울산의 여권 관계자는 “지역 내 당의 위상이 크게 떨어졌음에도 내부 주도권 다툼에 골몰하다 지방선거마저 망칠 경우, 총선에서 대대적인 물갈이 여론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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