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숙원 ‘맑은 물’…실시설계비 내년도 예산안 반영도 안돼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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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권 예결위 “취수원 다변화 위한 실시설계비 내년도 예산안서 빠져”
부산시 예산정책협의회 국비사업 1순위 ‘안전한 먹는 물 공급체계 구축’
유일한 취수원, 녹조 사태·수질 오염 우려…녹조 매년 ‘최악’ 경신
부산경남 식수불안…‘맑은 물’ 예산 확보 정치력 시험대


금한승 기후에너지환경부 1차관이 22일 낙동강 합천창녕보를 방문, 낙동강 녹조 대응을 위한 보 운영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한승 기후에너지환경부 1차관이 22일 낙동강 합천창녕보를 방문, 낙동강 녹조 대응을 위한 보 운영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낙동강에만 식수를 의존하는 부산을 포함한 영남권의 식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국비가 올해 삭감될 위기에 처했다. 가뭄과 녹조 사태 등으로 인한 식수난에 처한 가운데 올해 취수원 다변화 정책을 위한 기본 및 실시 설계비마저 예산안에서 빠지면서 부산과 경남에 비상이 걸렸다.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은 1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부산과 동부경남 시민들이 낙동강 최하류의 물을 먹고 있다”며 “그러나 취수원 다변화 정책을 위한 기본 설계비조차 내년도 예산안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날 기후에너지환경부 금한승 차관을 대상으로 낙동강 상하류 취수원 다변화 정책의 진행 상황을 질의했다. 이 의원은 “공업 용수과 같은 등급의 물을 30년째 부산시민과 경남도민이 마시고 있다”며 “마시는 물에 대한 고통은 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의원은 “취수원 다변화 정책이 진행이 안되는 것은 취수 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큰 이유”라면서 “부산시와 경남도,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취수 지역 주민들에게 줄 수 있는 인센티브를 고민해 지속적으로 설득해 나가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본 및 실시 설계비가 필요한데, 내년도 예산안에는 설계비조차 빠진 상황”이라며 “취수원 다변화에 대한 의지를 정부가 피력하고 주민을 설득하기 위해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 차관은 이에 대해 “낙동강 수질개선 대책을 포함해 상하류 취수원 다변화 정책까지 검토하고 있다”며 “재정당국과 협의하겠다”고 답변했다.

‘낙동강 유역 취수원 다변화’는 부산경남 지역의 숙원 사업이다. 부산은 낙동강을 유일한 취수원으로 사용하고 있어 녹조 사태와 수질 오염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로 낙동강 녹조는 매년 ‘역대 최악’을 경신하고 있다. 올해 첫 조류경보 발령 일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배 이상 늘었고, 지난달 21일까지 전국 조류경보제 운영 지점 29곳 가운데 87%(272건)가 낙동강에서 집중됐다. 녹조 사태가 원수 오염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부산·영남권 주민들의 식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로 부산시는 ‘낙동강 맑은 물 공급’ 문제를 가장 시급한 문제로 체감하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달 31일 연 국민의힘 부산시당과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내년도 주요 국비사업 1순위로 ‘낙동강 유역 안전한 먹는 물 공급체계 구축’을 채택한 바 있다.

앞서 시는 경남 의령군과의 협약으로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에 협력하기로 했으나 취수 지역 주민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혀 사업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기본 설계비 등 관련 예산이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되지 못하면 취수원 다변화 사업은 더 요원해지는 상황에서 예산 확보를 위한 부산 국회의원들의 정치력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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