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지는 이야기] NMN, 젊음을 되찾는 약인가
김미경 인제의대 해운대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 동남권항노화의학회 사무총장
클립아트코리아
외래에서 환자들이 “00 먹어도 되나요”라고 여쭤보는 건강식품은 주기적으로 유행이 있다. 최근 유행하는 것 중 하나인 NMN은 TV 홈쇼핑 채널에서 ‘젊어지는 영양제’로 불리며 비싸게 팔리는 새로운 성분이다. 의사들이 듣기에도 좀 어려운 NMN은 ‘니코틴 아마이드 모노뉴클레오타이드’의 각 앞자리 영어 글자 세 개를 딴 성분이다.
우선 NMN은 무엇일까? 쉽게 설명하면 우리 몸속 각각 세포의 에너지 공장인 미토콘드리아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 필수적으로 관여하고 DNA를 복구하는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물질인 NAD+(니코틴아마이드 아데닌 디뉴클레오타이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 물질이다. NAD+가 부족해지면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저하되어 세포가 활력을 잃게 된다. 나이가 들수록 이 물질이 감소되는 게 밝혀져 노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었다. 또한 NAD+는 일명 ‘장수 유전자‘라 불리는 시르투인(Sirtuin) 단백질을 활성화하는 데 필수적인 물질이라고 밝혀졌다. 호르몬에는 간접적으로 작용하여 동물연구에서 인슐린 감수성을 증가시키고, 시상하부-생식 중추와 지방조직 호르몬의 균형을 조절한다고 알려졌다.
세계적으로 항노화 성분으로 NMN을 대중에게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한 사람은 하버드 의대의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베스트셀러였던 그의 저서 〈노화의 종말〉에서 항노화를 위해 자신이 직접 NMN을 먹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싱클레어 교수가 NMN 관련 회사를 가지고 있어 논란이 있다.
실제로 NMN의 연구결과는 주로 동물 연구 결과들이다.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인슐린 민감성이 개선되어 당뇨병에 도움이 되었고, 노화된 쥐에게 투여했을 때 젊은 쥐와 비슷한 수준으로 체력이 회복되었다는 결과가 있었다. 일부 연구에서 뇌세포 보호 작용 등을 나타낸다고 보고되었다.
문제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인간을 대상으로 효과를 입증하려면 못해도 몇 년을 엄정한 방법으로 조사를 해야 하고, 특히 항노화 효과를 보려면 몇십 년을 봐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NMN에는 아직 이렇다 할 제대로 된 사람 대상 연구가 없다. 게다가 먹는 NMN 성분이 실제로 세포로 들어가서 NAD의 재료가 될 수 있는지조차도 알 수 없는 상태다.
아직 효과가 명확하지 않은 것에 자신의 몸을 실험체로 내주지 말자. 심지어는 직접 돈까지 내면서 실험을 해 줄 필요가 없다. 지금 당장 돈 특별히 들이지 않고 세포의 활력을 높이는 방법이 있다. 매일 운동하고, 채소(특히 브로콜리·양배추·토마토·오이), 콩, 두부, 견과류, 아보카도, 우유 등을 골고루 먹으면 NAD 공급이 늘어난다. 술이 분해될 때 NAD를 많이 사용하니 술을 최대한 자제하면 우리 몸의 NAD를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