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틱톡’ 큰 틀 합의… 19일 트럼프·시진핑 통화
미국 내 서비스 계속 이어갈 듯
미중 정상 통화에서 승인 전망
中 틱톡 지분 매각 입장 선회에
트럼프 방중 위한 카드란 분석
알고리즘 기술 넘길진 미지수
관세·수출 통제 관련 이견 여전
미국과 중국이 14~15일(현지 시간) 스페인에서 열린 4차 고위급 무역 협상에서 중국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 매각 방안에 큰 틀의 합의를 했다. 양국 정상이 오는 19일 통화해 최종 협상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관측된다. 양국의 동영상 플랫폼 틱톡 처분 방안 합의 여부에 따라 올해 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이 성사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무역 협상이 “매우 잘 됐다”며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이 정말로 구해내고 싶어 했던 ‘특정’ 기업에 대해서도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특정 기업은 틱톡으로, 오는 1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번 협상에 대해 대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협상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양측이 틱톡과 관련해 큰 틀에 합의했다고 확인하고 “틱톡을 미국이 통제하는 소유(구조)로 바꾸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19일 예정된 정상 간 통화를 앞서가지 않겠다. 정상들이 합의를 확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리청강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협상 대표 겸 부부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틱톡을 포함한 경제·무역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심도 있으며 건설적인 소통을 진행했다”며 “협력을 통해 기본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개인 틱톡 계정에 150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 문제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 때인 지난 2020년 틱톡에 대해 사업체 매각을 강제하는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지난해 선거기간에는 틱톡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젊은 층 유권자들과 접촉했다. 현재 틱톡은 미국의 ‘틱톡 금지법’ 때문에 퇴출 위기에 처한 상태다. 이 법은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미국 사업권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중국은 이번 마드리드 협상 전까지는 바이트댄스가 보유한 지분을 매각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성사시키기 위해 매각에 동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번 합의로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나, APEC 정상회의 전후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중국이 그간 수출통제 품목으로 지정한 틱톡의 알고리즘 기술까지 미국에 넘기느냐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틱톡의 추천 알고리즘을 수출 통제 품목으로 지정했고 이에 틱톡 매각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리 부부장은 “틱톡 문제와 관련해 중국은 기술 및 경제 무역 문제의 정치화, 도구화, 무기화에 반대한다고 밝혔다”며 “중국은 국익과 중국 기업의 정당한 이익을 확고히 보호하고, 법과 규정에 따라 기술 수출 승인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협상에서 틱톡 문제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지만 관세 문제도 논의됐다. 양국은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첫 협상에서 각각 115%포인트(P)씩 관세율을 낮추기로 합의했으며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이 합의를 90일씩 연장해왔다. 관세 유예 합의는 오는 11월 10일 끝날 예정인데 미국 협상단은 합의를 다시 연장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협상에서 양측이 틱톡에 대해서는 합의했지만, 관세와 수출통제 등 다른 쟁점에서는 이견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