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세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라
로랑스 드빌레르 신작
<삶은 여전히 빛난다>
‘바캉스’(vacance)는 ‘비어 있음’을 뜻한다. 프랑스의 철학자 로랑스 드빌레르는 그래서 휴가를 ‘누군가를 위해 존재하지 않고 본래의 나로 지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평소엔 회사와 친구, 동료, 가족들을 위해 시간을 보낸다면, 바캉스는 일상의 나에서 잠시 벗어나는 행위다. 과연 우리는 그런 휴가를 보내고 있을까.
무기력이 지배하는 현대 사회에서 저자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으로 꼽은 한 가지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이다. 신간 <삶은 여전히 빛난다>에서 강조하는 아름다움은 단순한 미적 경험이 아니다. 자신의 존재를 다시 느끼게 해 주는 것, 그래서 결국 삶에 활기를 주고 행복감을 주는 모든 것을 말한다.
저자는 자신이 우울증으로 고생하던 시기를 고백한다. 당시 그는 ‘아름다움을 보는 능력’을 완전히 상실했다고 회고한다. 황량하기만 했던 거리 풍경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한 것은 우연히 발견한 까마귀 한 마리 덕분이었다. 매일 보던 길 건너 건물의 빨간 지붕과 까마귀의 대비. 갑자기 시야의 모든 것이 생기를 되찾은 듯 다르게 보였다고 한다.
이 책은 거창한 철학적 메시지보다는 각자의 행복을 발견하기 위한 소소한 연습과 노력의 방법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이 세상이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선물하는 이유는 단순한 위로가 아닌 치유를 위해서라고 주장한다. 문학과 예술, 자연, 심지어 여름밤의 향기 속에서도 찬란함을 발견해 내는 저자의 능력이 탁월하다. 로랑스 드빌레르 지음·이주영 옮김/위즈덤하우스/272쪽/1만 7800원.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