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기존 입장 변함 없다"
강선우·이진숙 거취에 기존 입장 관철
앞서 "국민 판단 맡길 것…주의 깊게 검토"
다만 여론 빠르게 악화, 이 대통령 선택에 이목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가 오전 질의를 마치고 정회되자 청문회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진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두고 대통령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각종 의혹에 직면한 이들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고 있지만, 대통령실은 “(대통령실) 기류 변화는 없다”고 기존 입장을 관철했다. 이 대통령이 이들 장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지, ‘국민 눈높이’를 고려한 다른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대통령실은 17일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논란이 불거진 강 후보자와 이 후보자의 거취 문제에 대해 “대통령실은 아직 특별한 기류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언론들은 강 후보자와 이 후보자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이들의 의혹이 몸집을 키워가자 ‘대통령실 내부 기류도 바뀌고 있다’는 취지의 보도를 이어갔다. 대통령실이 이같은 기류 변화에 선을 그은 것이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대통령실 브리핑을 통해 “인사청문회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고, 그에 관한 다양한 보고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언론에서는 대통령실의 기류가 바뀌고 있다는 해석 기사를 보도했으나, 그런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이규연 홍보소통수석 역시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공지를 통해 “대통령실의 분위기가 강 후보자에 대한 자진사퇴로 기울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과 다르므로 바로잡는다”며 “대통령실은 기존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진숙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기존 입장 변화는 없다고 밝혔지만, 낙마 우려에 대한 내부 긴장감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만일 장관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야당에게 공세 주도권을 내줄 수밖에 없고, 이재명 정부 1기 내각 동력도 상실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도 대통령실 참모를 통해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대한 국민 여론과 분위기를 전해 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와 관련한 이 대통령의 별도 지시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통령이 앞서 국민 눈높이를 강조한 만큼 이들 장관 후보자 임명 강행에도 적잖은 부담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강 후보자의 경우 민주당 보좌관 협의회에서도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있고, 민주당과 궤를 같이했던 진보 야당에서도 강 후보자의 자질을 지적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수·학술 단체 연합체인 ‘범학계 국민검증단’은 이 후보자의 논문을 전수 조사하곤 “저자 표기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공교육 수장 자리에 오를 이 후보자가 자녀 해외 유학비로 69만 달러를 썼다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대통령실 우상호 정무수석은 전날 오마이TV ‘박정호의 핫스팟’ 인터뷰에서 “일부 후보자에 대한 여론 동향이 굉장히 안 좋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대통령께 보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까지 (이 대통령의) 지시는 없었다. 보고만 받고 있다”며 “일단 청문회가 다 끝나 봐야 대통령에게 대면 보고 하면서 얘기를 들어봐야 되겠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