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 유치, 문화도시 부산 알릴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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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7월 이어 2028년 마술올림픽도 개최
실질적인 글로벌 도시 입증 계기로 삼아야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제4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차기 위원회 개최지로 대한민국이 확정되자 최응천 국가유산청장(가운데)과 정부 대표단이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린 제47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차기 위원회 개최지로 대한민국이 확정되자 최응천 국가유산청장(가운데)과 정부 대표단이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와 세계마술연맹 월드챔피언십(FISM WCM)을 동시에 유치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 두 국제행사는 각 분야에서 모두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행사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는 세계문화·자연유산의 등재와 보호를 논의하는 전 지구적 의사결정 기구이며, 마술올림픽으로 불리는 FISM WCM은 80년 역사를 지닌 마술계 최대 규모의 경연장이자 축제다. 문화적 위상과 경제적 파급 효과를 동시에 갖춘 국제행사를 한꺼번에 품은 것은 부산이 국제도시를 넘어 세계적 문화도시로 도약할 결정적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문화도시 부산의 진면목을 세계에 각인시킬 절호의 기회다.

내년 7월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는 196개 협약국과 3000여 명의 각국 대표·전문가들이 참여해 세계유산의 등재와 보존을 논의한다. 세계유산 논의는 단순한 유산 관리 수준을 넘어 국가 간 이해관계와 정치·외교적 협상이 맞물리는 문화외교의 최전선이다. 각국은 자국의 정체성과 역사를 어떻게 서사화해 국제사회에 설득할지를 두고 경쟁한다. 각종 부대행사와 학술회의는 지역 문화산업의 수준을 높이고 관광·마이스 산업의 경쟁력도 키운다. 특히 우리 정부가 등재를 추진 중인 ‘피란수도 부산 유산’의 가치를 세계에 알릴 기회이기도 하다. 한국 유치도 의미 있지만, 부산이 개최지를 맡았다는 점에서 더욱 각별하다.

2028년 열리는 FISM 마술올림픽 유치는 부산이 문화예술과 창의 산업의 허브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성과다. 2018년 행사 경험을 바탕으로 꾸준히 매직페스티벌을 운영해 온 저력은 세계 마술계로부터 충분한 신뢰를 끌어냈다. 전 세계 3000명 이상의 마술사와 최대 30만 명에 이를 관람객은 직접적인 경제 효과와 함께 부산의 도시 브랜드를 새롭게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단순한 퍼포먼스를 넘어 상상력과 창의력이 결합한 마술이라는 콘텐츠가 부산에서 세계로 확산할 기회를 마련한 셈이다. 이제 중요한 과제는 이 행사를 단순한 국제회의에 머물지 않게 하고 도시의 문화적 정체성과 미래 전략으로 확장해 가는 일이다.

이 두 국제행사가 갖는 파급 효과는 단순히 ‘방문객 수’에 머물지 않는다. 부산이라는 도시가 해양도시라는 이미지를 넘어 문화와 역사 콘텐츠를 담아낼 수 있는 세계적 플랫폼이라는 점을 입증하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부산은 오래전부터 글로벌 문화도시를 표방해 왔다. 지금이 이를 알릴 기회다.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실패는 부산 시민에게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이번에 잇따라 전해진 낭보는 다시 한번 부산이 세계의 무대에 설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준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정부 지원은 물론이고 지자체, 문화기관, 민간이 함께 손발을 맞춰야 할 때다. 대통령실도 환영 입장이다. 세계가 다시 부산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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