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상호 관세 유예 없다…모든 국가에 서한 보내 10~50% 부과”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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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 뉴스와 인터뷰서 “서한 발송할 것”
“어떤 나라엔 높은 관세 부과하면 그만”
현재 미국, 영국·중국과만 무역 합의
한국 25%서 얼마나 낮출지 관건

28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버지니아주 스털링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 내셔널 워싱턴 DC를 떠나며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8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버지니아주 스털링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 클럽 내셔널 워싱턴 DC를 떠나며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축하합니다. 미국에서 물건을 팔 수 있도록 허락하겠습니다. 대신 25%, 35%, 50% 또는 10%의 관세를 부과할게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미국 폭스 뉴스 아침 방송 ‘선데이 모닝 퓨처스’와 인터뷰에서 “상호 관세 유예는 없을 것”이라며 관세 협상 중인 국가들에 이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한이 다가오기 전에 곧 각국에 통보 서한을 발송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상호 관세 부과를 밝힌 이후, 다음 달 9일까지 90일간 상호 관세를 유예하고 관세율을 정하기 위해 각국과 협상해 왔다. 상호 관세는 다음 달 9일부터 부과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를 어떻게 대하는 나라냐에 따라 다르다. 좋은가, 별로 안 좋은가”라며 “어떤 나라들은 신경도 안 쓴다. 그냥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그만이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90일 내에 90개국과 개별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이번 인터뷰에서 “협상은 계속되고 있지만, 200개 나라와 다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중국과 무역 협상이 순조롭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강조했다. 그는 “중국과 잘 지내는 건 좋은 일”이라면서도 “중국은 앞으로 많은 관세를 내야 할 것이다. 무역 적자가 크다는 걸 그들도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란이 평화적 태도를 보일 경우 중국의 이란산 석유 수입 제재를 완화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대해서는 “그들은 우리의 자동차를 받아들이지 않는데, 우리는 그들의 자동차 수백만 대를 미국으로 들여오고 있다”며 “이건 공정하지 않고, 일본에 그렇게 설명했다. 그들도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는 자동차에 부과된 25% 관세로 타격을 입고 있고, 미국과 협상에 힘쓰고 있다.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일본에 부과된 상호 관세 24%가 적용될 위기에 처해 있다. 한국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의 상호 관세율은 일본보다 높은 25%다.

현재 미국이 통상 합의를 한 나라는 영국과 중국 단 두 나라다. 지난 5월 일찌감치 영국과 기본 10% 상호 관세만 부과하기로 했고, 중국과는 진통 협상 끝에 145% 고율의 관세를 30%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

이 때문에 한국은 협상이 최고로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10%, 그렇지 않다면 원래 한국에 부과한 상호 관세율인 25% 사이의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27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무역 파트너 18개국 중 10~12개국과 협상을 마무리한 뒤, 추가로 20개국과 협상을 진행하면 “오는 9월 1일까지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터뷰와는 배치되지만, 관세 협상이 시한이 지나서도 협상이 이어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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