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뱃속 아이·남편 지키고픈 수영 씨
세상 빛 보기 전부터 아픈 아이
태어나도 여러 차례 수술 필요
암 투병 중인 남편 믿고 한국행
기적 바라며 오늘도 기도 간절
수영(가명·33) 씨는 조금씩 불러오는 배를 쓰다듬으며 태어날 아이를 위해 매 순간 간절히 기도합니다. “제발 건강하게 태어나줘….”
바람과 달리, 아이는 세상의 빛을 보기 전부터 아픔을 먼저 마주했습니다. 정기 검진에서 아이의 심장 기능이 정상에 크게 못 미친다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아직 품에 안아보지도 못했는데, 태어나자마자 차가운 수술대 위에 먼저 올라야 한다는 현실이 떠오를 때마다 가슴이 무너져 내립니다.
수영 씨의 아이는 첫 숨을 내쉬는 순간부터 수술이 예정돼 있으며 생후 6개월, 세 살 무렵에도 추가 수술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수술이 끝난 뒤 아이가 살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의사의 말에 수영 씨는 하루하루를 눈물로 견딥니다. 그런데도 아이는 작은 몸으로 세상에 꼭 나아가겠다는 듯 뱃속에서 힘차게 자라고 있습니다. 심장을 제외한 모든 장기는 주 수에 맞게 자라고 있고 조심스럽게 전해오는 작은 태동 하나하나가 마치 “엄마, 저는 살아갈 거예요”라고 말하는 것 같아 마음이 먹먹해집니다.
수영 씨 부부에게 아이는 기적 같은 존재입니다. 긴 기다림 끝에 찾아와, 부부가 희망을 품고 미래를 상상하게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이 기적을 온전히 기뻐할 수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남편 또한 현재 암 투병 중이기 때문입니다. 남편은 한국에서 사업 실패 후 필리핀 현지에서 일하며 다시 삶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애쓰고 있었습니다. 그런 남편의 듬직하고 성실한 모습에 수영 씨는 낯선 땅이지만 남편을 믿고 한국에서의 삶을 택했습니다.
남편은 암 투병 중에도 인생의 반쪽이자 삶의 이유가 됐던 수영 씨를 위해 묵묵히 치료를 견디며 마음을 다잡고 자신을 단련했습니다. 그렇게 어렵게 시작한 두 사람이지만 지금 또다시 큰 벽 앞에 서 있습니다.
벽을 마주한 수영 씨는 한없이 작지만, 기적을 바라며 마음을 다잡아봅니다. 아이가 아픔보다 사랑을 먼저 배울 수 있도록, 아이의 첫걸음이 고통이 아니라 희망이 되도록, 그리고 아이를 지키기 위해 악착같이 버티고 있는 남편의 간절한 싸움이 조금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말입니다. 메스꺼움과 통증으로 완화치료를 권유받은 남편도 가족을 위해 고통을 참아내며 버텨주고 있기에 수영 씨도 삶에 희망을 걸어봅니다.
출산 후 이어질 수술과 인큐베이터 치료, 회복을 위한 시간, 남편의 완화치료까지 이 모든 기적은 홀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한 생명이 세상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 조용한 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아이와 아버지의 치료에 마음을 모아 주세요. 여러분의 작은 손길이, 생명을 지키는 가장 따뜻한 심장의 고동 소리가 됩니다.
△중구청 복지정책과 최윤미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790-1400, 051-790-1415.
△공감기부(무료) 방법-부산은행 사회공헌홈페이지(www.happybnk.co.kr) 공감기부프로젝트 참여
▣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 6일 자 흐엉 씨
지난 6일 자 '한국서 아이 지키고픈 흐엉 씨' 사연에 후원자 53명이 209만 5145원을, BNK 공감클릭으로 100만 원을 모아주셨습니다. 후원금은 흐엉 씨 아이 ‘훈’의 한국 국적 취득을 위한 재판 비용으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여러분들의 관심과 도움으로 꼭 좋은 결과를 이뤄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흐엉 씨 또한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며 국적을 취득하고자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모자가 한국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후원자분들께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