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밀실협의' 수백 억 레저세 유출 위기… 부산·경남 공동 대응 나선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경남 협의 없는 마사회 ‘밀실 협의’ 들통
수백억 원대 레저세 유출 위기
부산·경남 “계획 백지화” 공동 대응 예고


내년 9월 영천경마공원 개장을 앞두고 경주마를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수급하는 계획이 승인되어 부산경남경마공원의 경기수가 매년 감소할 예정이다. 이로인해 부산경남경마공원의 레저세 최대 300억 원이 감소 예상된다. 부산 강서구 부산경남경마공원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내년 9월 영천경마공원 개장을 앞두고 경주마를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수급하는 계획이 승인되어 부산경남경마공원의 경기수가 매년 감소할 예정이다. 이로인해 부산경남경마공원의 레저세 최대 300억 원이 감소 예상된다. 부산 강서구 부산경남경마공원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속보=부산·경남(PK) 소재 경주마로 경북 영천에 개장하는 영천 경마공원을 운영한다는 한국마사회 계획(부산일보 3월 18일 자 1면 보도)이 알려지면서 부산·경남 지자체가 ‘계획 백지화’를 위한 공동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마사회의 영천 순회 경마 계획이 실현되면 PK 지역에서 유출되는 레저세만 한 해 최대 300억 원으로, 뒤늦게 계획을 파악한 부산·경남 정치권과 지자체를 중심으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마사회 부산경남본부 측에 마사회의 권역형 순회 경마 계획을 수용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전달했다고 25일 밝혔다. 부산·경남 측은 마사회 부산경남본부 항의 방문을 시작으로 다음 주 중 마사회 본사 항의 방문 등을 통해 부산경남경마공원(부경공원)의 현행 경기 수를 유지하고 마사회 계획을 저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마사회는 오는 9월 개장을 앞둔 영천경마공원(영천공원)에 부경공원 소속 경마를 수급해 경주를 운영한다는 기본계획을 내놨다. 부경공원의 경마가 영천공원으로 옮겨가면 경주 수 급감으로 부산·경남 레저세는 매년 최대 300억 원 넘게 유출된다. 이 같은 계획은 지난해 12월 확정됐다.

문제는 마사회가 2018년부터 구체화했던 영천공원 경마 수급 계획을 8년이 지나서야 부산·경남 지자체에 공유했다는 점이다. 마사회는 기본 계획을 최종 확정하기 직전인 지난해 11월 중순에 이르러 부산과 경남에 각각 이 내용을 처음으로 통보했다. 영천공원 운영의 핵심에 해당하는 부산·경남 경마 수급 문제에서 부산·경남을 배제한 채 8년간 ‘밀실 협의’를 진행해 온 셈이다. 이와 관련, 영천공원은 내년 3월 완공, 9월 개장을 앞둔 상황에서 아직까지 영천공원 자체 경마 수급 방안을 마련하지 않았다. 사실상 부경공원 경마를 일부 떼내어가는 방안을 유일한 운영 수단으로 삼고 있는 셈이다.

마사회 측은 영천공원의 순회 경마 계획이 현실화되면 부경공원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인정했다. 마사회 관계자는 “계획이 확정되면 부경공원의 경기 수와 매출 감소는 피할 수 없지만 피해 규모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 방안을 고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마사회 측이 내놓은 매출 감소 대응 방안은 지역 명소화를 통한 관광객 증대, 고객 맞춤형 발매 이벤트, 개통 예정인 부전-마산 복선전철 활용 등으로 간접적인 마케팅 수순이다. 마사회 측이 뚜렷한 매출 증대 방안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에서 부산·경남이 끝내 마사회 계획을 저지하지 못하면 수백억 원대 레저세 피해를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마사회 계획을 뒤늦게 파악한 부산·경남에서는 강력한 공동 대응으로 부경공원의 현행 경기 횟수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마사회가 부산시와 적극적인 협의 없이 밀실에서 결정한 것이 충격적이고 개탄스럽다”며 “부산시는 기존 부산 경마장의 경마 횟수가 줄어들지 않는 방안으로 대책을 강구해 나갈 것이며, 이를 위해 앞으로 부산·경남은 함께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남도청 측도 “레저세 유출을 막아 지역민에게 어떤 피해도 없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부산시와 확인했다”며 “필요하다면 지역 정치권에도 협조를 구해 마사회 계획을 백지화할 방법을 최대한 찾아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