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환율 잡으려다 한 달 새 46억 달러 증발
외환보유액 4년 7개월 만 최저
원달러 환율 한때 1470원 찍어
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46억 달러(한화 6조 6680억 원) 가까이 줄면서 4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 강세에 외환 당국이 환율 방어를 위해 개입한 결과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1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10억 1000만 달러로 지난해 12월 말 4156억 달러보다 45억 9000만 달러 줄었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4110억 달러대까지 떨어진 것은 2020년 6월 4107억 달러를 기록한 이후 약 4년 6개월 만이다. 월간 감소 폭은 지난해 4월 59억 9000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컸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2021년 10월 말 4692억 1000만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3년 넘게 하락하고 있다.
지난달 원달러환율이 급등하자 외환 당국에서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액을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달 평균 환율은 1455.79원으로 지난해 12월(1434.42원)보다 21원가량 뛰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환율이 1470원대로 치솟기도 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 외환보유액 감소는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에 따른 것”이라며 “분기 말 효과가 소멸하면서 금융기관에서 외화예수금이 감소했으나, 국민연금과의 외환 스와프 확대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외환보유액 대부분을 차지 중인 미국 국채와 정부 기관채, 회사채 등 유가증권은 3620억 2000만 달러로 전월(3666억 7000만 달러)보다 46억 5000만 달러 감소했다. 예치금은 7000만 달러 늘어난 252억 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SDR(특별인출권)은 147억 2000만 달러로 전월과 같았다.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