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북항에 '부산대첩' 스토리 담은 랜드마크 건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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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대 (사)부산대첩기념사업회 이사

10월 5일 제45주년 ‘부산시민의 날’을 맞아 시민이 자긍심을 가지고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부산을 만들기 위해 부산 북항에 새로운 랜드마크 건립을 제안한다. 글로벌 도시는 공통으로 대표 랜드마크를 갖고 있다. 파리 에펠탑, 로마 콜로세움, 뉴욕 자유의 여신상 등 저마다 스토리를 갖춘 랜드마크들이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그 스토리는 도시 역사와 일맥상통한다. 역사적 사실로 스토리를 재구성되고 스토리를 가진 지역이나 상징물이 도시의 랜드마크가 된다. 이 랜드마크는 도시에 활력과 경쟁력을 안겨 준다.

부산에는 용두산공원, 오륙도, 해운대 해수욕장 등 지역 랜드마크와 광안대교, 엘시티 등 인공 구조물 랜드마크가 있다. 이들 랜드마크가 부산의 역사적 스토리를 지닌 진정한 랜드마크인가 묻고 싶다. 역사적 사실을 배제한 도시의 상징물은 큰 의미가 없으며 세계인의 공감을 얻기도 힘들다.

부산은 1980년 ‘부산시민의 날’을 ‘10월 5일’로 제정했다. 부산직할시 승격일(1월 1일), 부산항 근대 개항일(2월 27일), 동래부사 송상현공 순절일(5월 25일), 부산시민헌장 제정일(8월 1일), 부산시 승격일(8월 15일), 이순신 장군 부산대첩 승전일(10월 5일) 가운데 시민들이 가장 선호한 부산대첩 승전일로 결정했다. 여기에는 부산대첩 승전일이 ‘승리의 날’이자 ‘희망의 날’로서 부산이 세계 도시로 웅비하라는 시민의 염원이 담겨 있다.

부산대첩의 격전지이자, 현재 항만 기능이 사라진 부산 북항에 미래도시와 해양관광 거점을 조성하기 위해 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역사성과 스토리를 갖춘 랜드마크를 조성해 부산의 글로벌 허브도시 도약의 견인차로 만들자. 그렇다면 부산 북항에 역사적 스토리가 존재하는가? 1592년 임진왜란이 시작되고 조선의 국토는 왜(倭·현재 일본)에 파죽지세로 유린당했다. 전 국민의 삶이 극도로 피폐했지만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수군은 전쟁 첫해에 4차례의 해전에서 모두 승리를 거둔다. 옥포승첩, 당포승첩, 한산대첩 그리고 네 번째 출진이 부산대첩이다. 특히 부산대첩은 왜적의 본진을 격파하여 육상으로의 보급로를 차단하고 남해의 제해권을 완전히 장악해 조선을 지켜낸 원동력이 된 역사적 전투다.

이 부산대첩의 격전지가 지금 부산진성 앞쪽에서 북항에 이르는 곳이다. 부산 북항은 왜적의 침략을 봉쇄한 국토수호의 성지라 할 수 있다. 부산 북항은 호국 안보의 성지이며 부산의 자랑스러운 민족문화 유산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역사적인 사실로 볼 때, 부산 북항 재개발 지역에 ‘부산대첩 스토리’를 담은 랜드마크를 조성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부산만이 가질 수 있는 역사를 품은 스토리로 구성된 그런 랜드마크 말이다.

때마침 부산시에서는 지난 1월 31일 부산 북항의 역사적인 사실을 깊이 인식하고 이 지역의 주 간선도로를 ‘이순신 대로’라고 명명하여 개통했다. 여기에 더해 역사가 흐르고 부산만이 가지고 있는 세계 유일의 관광명소를 부산 북항에 조성했으면 한다. 아직까지 이름이 붙여지지 않은 북항친수공원의 명칭을 ‘부산대첩공원’으로 하자. 또 2단계 사업이 추진되면 ‘부산대첩기념관(이순신기념관)’을 건립하자. 그리고 7년 동안 왜의 본진이 있었고 부산대첩 최대 격전지였던 현 ‘제55보급창’이 이전할 경우 야구 애호가가 많은 부산 시민을 위해 거북선 모형의 돔구장을 건설할 것도 제안한다.

부산대첩 승전일이 시민의 뜻을 모아 ‘부산시민의 날’로 거듭난 것처럼 문화·예술인, 건축가, 역사학자, 공직자 등 모든 부산 시민들의 응집된 힘으로 부산이 동북아 해양중심도시를 넘어선 글로벌 허브도시로 조성될 수 있도록 부산 북항에 새로운 랜드마크를 만들자. 이렇게 된다면 우리 부산은 임시수도 이후 100년의 역사가 아닌 500년의 위대한 호국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품격 있는 세계적인 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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