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되던 '윤-한 갈등',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 앞두고 일시 진정국면?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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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에 "부결시켜야"
대통령실 '김대남 녹취록' 당정갈등 최소화 나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4356주년 개천절 경축식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4356주년 개천절 경축식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대남 녹취록' 파문과 여당 대표를 제외한 당정 만찬 등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사이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일시적으로 긴장이 진정될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김건희 여사·채상병 특검법과 지역화폐법 재의요구안을 지난 2일 재가함에 따라 국회는 4일 본회의를 열어 이들 3개 법안에 대한 재표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사이의 긴장이 조성되면서 여당에서 김건희 특검법 등에 대한 재표결에서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한 대표는 이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내놓았다.

한 대표는 3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개천절 경축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 민주당이 통과시키려고 하는 특검법은 민주당이 모든 걸 정하고 민주당 마음대로 하는 특검법"이라며 "부결시키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하고 당원들과 당 의원들께도 그런 설득을 드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그런 특검법이 통과되고 시행되면 사법질서가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윤 대통령이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당 원내 지도부를 대통령실로 초청해 만찬을 하면서도 당 대표인 자신을 부르지 않아 '패싱 논란'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한 대표는 당정일체를 강조한 것이다.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이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한 대표에 대한 공격을 좌파 인터넷 매체에 요청했다는 의혹을 놓고도 대통령실은 당정 갈등 최소화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인터넷 매체에서 방영한 김대남 전 행정관의 녹취 내용 대부분은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난 일색이고, 다만 지난 전당대회 당시 당 대표 관련 내용이 일부 있었을 뿐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 부부가 김대남과의 친분이 전혀 없음을 밝힌다"며 "김대남과 찍은 사진은 대통령실 연말 송년회, 직원 퇴임 행사 등에서 다른 직원들과 함께 찍은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는 김 전 선임행정관이 전대 때 한 대표를 비판하기 위해 언론 플레이에 나선 배후에 대통령실이 있다는 일각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이 녹취록을 근거로 대통령실과 당의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근거 없는 주장과 무분별한 의혹 보도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여당은 녹취록 파문에 대해 "명백하고 심각한 해당 행위이자 범죄"라며 진상조사에 착수했지만, 김 전 선임행정관이 탈당해 조사가 순조롭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도 김 전 선임행정관의 배후를 밝히겠다면서 대통령실까지 조사 대상에 포함시키는 무리수를 둘지도 의문이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에 대한 재표결을 앞두고 당정이 모처럼 '대립' 보다는 '협력'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는 것은 여당의 반란표 때문에 대통령의 거부권이 무력화되면 당정이 동반 몰락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윤 대통령이 오는 6일부터 동남아시아 순방에 들어가면서 국내 정치 현안에서 한발짝 멀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도 한 가지 요인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여전히 김건희 여사 사과문제와 독대 요청 등을 놓고 껄끄러운 관계여서 이같은 진정국면이 얼마나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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