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세대주택 17동 ‘큰손’ 알고 보니…깡통전세로 50억 꿀꺽
대출 받아 땅 사고 담보로 건물 짓고
피해자 대부분 원룸 구한 젊은이들
경찰이 무자본으로 다세대주택 17동을 신축·매입하면서 임차인 수십 명의 전세보증금 50여억 원을 가로챈 40대를 검찰에 넘겼다.
경남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13일 사기 혐의로 A 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A 씨는 2015년 9월부터 2023년 7월 사이 김해시 일대 다세대주택 17동(195세대)을 신축하거나 매입해 세입자 70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53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 씨가 대출로 땅을 사들인 뒤 땅을 담보로 다시 대출을 발생시켜 건물을 짓고, 또 건물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수법 등으로 주택 수를 확장해 나간 것으로 파악했다.
대부분 원룸이었으며 전세금은 1억 원 이하, 주로 젊은 사람들이 피해를 봤다.
피해자들이 전세금 반환을 요구하면 “지금은 자본이 없다. 기다려 달라” “계속 살아도 된다” 등의 말들로 안심시킨 뒤 범행을 이어갔다.
경찰은 A 씨가 사실상 자기자본이 없었으며, 애초 전세보증금을 받더라도 이를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에게 지자체와 연계해 금융지원 등을 안내하고 공인중개사협회에 협조 공문도 발송해 임대차 계약 시 주택 가치에 대한 상세 설명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