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역, 도시 비우기 사업 첫 대상지 선정
12일 시범사업 용역 착수 보고회
역 앞·맞은편 보행로 700m 구간
난립한 공공 시설물 통합하기로
부산의 관문이자 첫인상인 부산역이 부산시의 첫 도시 비우기 대상지로 선정됐다. 부산역 앞 보도에 각종 공공 시설물이 난립하면서 무질서와 혼란을 가중하고 있는 만큼, 중복되는 기능의 공공 시설물을 제거하거나 통합해 쾌적한 도시 경관을 만들자는 차원이다.
부산시는 12일 동구 유라시아플랫폼에서 ‘도시 비우기 시범사업 기본계획 및 실시설계 용역’ 착수보고회를 열고, 부산역 일대의 공공 시설물을 ‘비우고 더해’ 개선하기로 했다.
〈부산일보〉는 78주년 창간기획 ‘부산을 바꾸는 디자인’ 시리즈 보도를 통해 부산역 일대에 공공 시설물이 난립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2024년 9월 10일 자 2면 보도)했다.
시는 부산역 앞 보행로와 맞은편 보행로 양방향 약 700m 구간을 도시 비우기 대상으로 정했다. 시에 따르면 이곳에는 가로등, 볼라드, 펜스, 간판, 관광안내도, 가로수 등 총 36종 515개의 공공 시설물이 자리 잡고 있다. 도시 비우기 사업을 통해 중복되는 공공 시설물의 기능은 없애고 통합해 부산의 얼굴을 바꿔 나가기로 했다. 오는 11월 용역이 끝나면 12월 공사를 시작한다.
부산시가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도시 비우기가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이 77.2%에 달했다. 도시 비우기가 가장 필요한 곳이 어딘지에 대한 질문에는 “도심 속 유동 인구 밀집 지역”이라고 대답한 시민이 72.3%로 가장 많았다.
시는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구·군 공모를 통해 최종적으로 부산역을 도시 비우기 시범사업 첫 대상지로 선정했다. 시는 김광회 부산시 미래혁신부시장을 도시 비우기 협의회 위원장으로 한 협의회와 실무협의회를 꾸렸다.
용역 착수보고회에는 양준모 부산시의원, 부산시 나건 총괄디자이너를 비롯해 부산경찰청, 부산교통공사, 부산시설공단, 한국전력공사, 부산소방재난본부, 부산상수도사업본부, 동구청 관계자가 참석했다. 부산시를 중심으로 한 도시 비우기 협의회와 실무협의회 관련 기관이 모두 모인 자리였다. 김 부시장은 “부산역 시범 사업에 여러 기관이 힘을 모아 지속적이고 과감한 비움을 실천하겠다”며 “내년에는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