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하면 지도부까지 직격탄”…판 커진 금정구청장 보선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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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강세 전남 2곳, 여 강세 강화 제외한 금정이 승패 바로미터
국힘 한동훈 총선 패배 이후 금정에서 패하면 리더십 큰 타격
야권은 민주당·혁신당 부산 주도권 경쟁 성격 가미돼 주목
여 무난한 승리 예상 불구 단일화에 응급실 공백은 변수

부산 금정구청 건물 전경 부산 금정구청 건물 전경

10·16 재·보선의 판이 커졌다. 당초 기초단체장 4곳(부산 금정, 인천 강화, 전남 영광·곡성)에서 서울시교육감 보선까지 추가되면서 규모가 커졌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 의미도 배가됐다. 특히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의 경우, 결과에 따라 여야 모두 당내 지형이 요동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재보선의 태풍의 눈으로 부상한 상황이다.

국힘의힘 한동훈 지도부로서는 보수세가 강한 인천 강화와 함께 금정구청장 선거가 재보선 전체의 성적표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의 경우, 올해 4월 총선에서 전국적인 참패에도 국민의힘이 의석수를 늘리면서 당의 전략지역으로서 위상이 더 커졌다. 여기에 금정구는 현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이 총선 당시 56.6%를 얻어 부산 전체 18개 선거구 중 3위의 득표율을 차지할 정도로 보수세가 탄탄한 곳이다. 국민의힘으로선 절대 질 수 없는 지역이다. 특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자신이 지휘한 총선에서 참패한 뒤 다시 당 지휘봉을 잡은 한동훈 대표의 첫 시험대인 만큼, 금정에서 패할 경우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대표는 전날인 11일 당 격차해소특별위원회 현장 간담회 차 부산 금정을 찾았는데, 지역에서는 한 대표가 일찌감치 보선 지원에 나선 것으로 해석한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조국혁신당과의 PK(부산·울산·경남) 지역 야권 주도권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금정 선거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입장이 됐다. 이재명 대표 역시 총선을 통해 당의 PK 지역 기반이 더 약화된 상황에서 향후 지방선거와 대선을 위해서라도 이번에 의미 있는 성적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지난 총선 비례정당 득표율에서 민주당을 앞서 파란을 일으킨 혁신당도 조국 대표의 부산 연고를 고리로 이 지역 공략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혁신당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에 후보 단일화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조 대표는 12일 부산에서 기자들과 만나 “추석 연휴에 후보 단일화 방식을 논의하기 위한 테이블을 만들고 후보 등록 전에 야권 후보 단일화를 이루는 게 목표”라며 “야권 후보 단일화 여부는 민주당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혁신당의 제안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양 당의 대조적인 기류는 패배 시 각자 감수해야 할 ‘리스크’의 차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생정당 혁신당 보다는 민주당이 단일후보를 내 줄 경우, PK 지역까지 친명(친이재명) 주도로 재편한 이재명 대표에게 직접적인 정치적 부담이 갈 가능성이 높다. 그렇더라도 금정에서 야권이 승리할 수 있는 카드로는 단일화가 가장 위협적이라는 점에서 민주당 역시 막판에는 단일화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선거 전망과 관련, 국민의힘은 ‘무난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부산시당 핵심 관계자는 “당 자체 분석에서 금정 지역의 정당 지지율이나 지역 민심은 총선 때에서 큰 변화가 없다”며 “곧 후보가 선출되고, 당의 지원전이 본격화되면 승패가 확연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산 타 지역과 마찬가지로 금정 역시 4월 총선에서 민주당 박인영 후보가 43.4%를 득표하는 등 기본적인 야당 지지세가 만만찮다. 여기에 막판 야권 후보 단일화에 성공할 경우 어느 정도의 컨벤션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반면 보수 계열인 개혁신당도 후보를 내겠다는 입장인데, 국민의힘과 단일화 가능성은 야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인다. 부산의 한 야권 인사는 “응급실 공백 사태의 장기화에 대해 부산 유권자의 절대 다수인 고령층의 불만이 상당히 크다”며 “이런 부분까지 합쳐지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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