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 침체에도… 2024 키아프·프리즈 성료
VIP·컬렉터 방문 증가 긍정적
불경기로 초고가 판매는 저조
판매 작품 수 늘어 미술 대중화
부산 갤러리들 작품 인기 많아
한국 최고·세계 최고 아트페어로 꼽히는 키아프와 프리즈가 4일 서울 코엑스에서 동시 개막해 지난 주말 성공적으로 막 내렸다.
두 행사 모두 첫날부터 세계 유명 미술행사의 관계자 및 VIP 관람객, 주요 컬렉터들이 몰렸고 판매까지 이어지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특히 실제 미술품을 구입하는 컬렉터들이 예년보다 확연히 늘었다는 걸 체감했으며, 그중 외국 컬렉터의 방문도 늘었다는 점은 두 페어 모두에게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키아프보다 하루 앞선 7일 폐막한 프리즈는 나흘간 전 세계 46개국 주요 미술관의 큐레이터, 기관 대표와 컬렉터 등 약 7만 명이 방문했다. 프리즈 서울이 열리는 기간 도시 전역에서 여러 문화 행사들이 이어졌고 도심 곳곳에서 한밤까지 전시와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이벤트에도 관람객이 많이 몰렸다.
패트릭 리 프리즈 서울 디렉터는 “올해 프리즈 서울은 전 세계 예술 캘린더에서 중요한 행사로서 그 입지를 더욱 확고히 했다. 키아프 서울과의 협업,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의 개최까지 함께 하며 한국 미술의 깊이와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어 그 의미가 더욱 빛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개막 날과 마지막 날에 판매가 가장 활발했다. 세계적인 갤러리로 통하는 하우저&워스 갤러리, 페이스 갤러리, 타데우스 로팍, 가고시안, 글래드 스톤, 화이트 큐브 등은 메인 작가들의 작품을 대부분 판매해 실적이 좋았다.
프리즈에 참가한 한국 갤러리의 판매를 보면, PKM이 유영국의 회화 작품을 150만 달러에 판매했고, 갤러리 현대는 오랜만에 신작을 선보인 전준호 작가의 작품 7점을 완판했다. 국제 갤러리는 요즘 외국 페어에서 완판을 기록 중인 양혜규의 작품을 다수 판매했고 문성식, 이희준의 작품도 판매했다. 조현 갤러리는 이배의 숯 회화 10점을 완판했고 박서보의 회화, 권대섭의 달항아리, 김종학의 작품도 판매했다. 학고재는 신상호의 작품을 소개했으며, 이 작품은 페어 첫날 주요 국제 기관에 판매되었다.
제임스 코치 하우저&워스 갤러리 이사는 “올해 프리즈 서울에 큰 기대를 했는데 그 기대를 훨씬 넘는 수준이었다. 개막 당일부터 뛰어난 작품은 한국과 아시아 컬렉터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바로 판매되었다. 한국 프리즈에서 만난 관객들이 정말 수준 높고 안목이 뛰어나다는 걸 느꼈다”라고 말했다. 도형태 현대갤러리 대표는 “전 세계 미술 커뮤니티가 한국 현대 미술에 깊이 몰입하고 감탄하는 모습을 봤다. 아시아 글로벌 아트 허브로 한국이 떠오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8일 폐막한 키아프는 5일간 모두 8만 2000여 명의 방문객이 행사장을 찾았으며 이는 지난해보다 다소 증가한 수치이다. 무엇보다 프리즈가 폐막하고 8일 하루는 키아프만 단독으로 열렸지만, 마지막 날 관람객이 1만 2000여 명에 달한다는 점에서 키아프에 대한 관람객의 관심이 높았다는 걸 증명했다.
올해 키아프는 동선과 전시 부스, 휴계 공간 등을 새롭게 설계하며 관람 환경이 훨씬 쾌적해졌다는 반응이 많았다. 미술 시장 불경기로 인해 초고가 작품 판매는 저조했지만 중저가 작품들이 많이 팔리며 판매 갯수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많았다. 대다수 화랑들이 기대 이상의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며 호황기 때 매출보다는 적지만, 우려했던 상황은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
키아프에 참가한 부산 갤러리 부스에도 행사기간 내내 관람객이 몰리며 판매가 순조롭게 이어졌다. 맥화랑은 올해 비엔날레 메인전시 작가로 참여한 이두원 작가의 대형 작품들이 줄을 설 정도로 인기가 많았고 강혜은, 박진성 박영환 성유진 등 참여 작가 모두 판매가 이어졋다. 소울아트스페이스는 김덕기 작가를 비롯해 김우진 작가 작품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오션 갤러리는 제니박의 회화 10점이 완판됐다. 특히 제니박 그림은 소유진 한혜진 박탐희 등 연예인 고객들이 직접 현장을 찾아 그림을 구매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트소향은 감성빈 작가의 액자 작품에 늘 관객이 북적거렸고 판매로도 이어졌다. 데이트 갤러리는 김춘환 작가와 이교준 작가의 작품이 판매되었고 OKNP는 하태임 박성옥 작가 작품이 판매되었고 안상수 작가의 작품도 많은 이들이 구매 문의를 했다. 서정아트는 피정원 홍순명 안다빈 작가의 작품을 완판했고 갤러리 아트숲은 지민영 작가의 작품이 인기 많았다. 갤러리 우는 한충석 작가 대작과 작은 작품 모두 판매가 이어졌다.
키아프 사무국은 올해 참가 갤러리에 대한 심사를 예년보다 강화했고, 부스 전시 작가 수를 제한해 전시 수준을 높였다. 새로운 아티스트 발굴을 목적으로 기획한 ‘키아프 하이라이트 어워즈’는 현장 심사를 통해 강철규(아라리오갤러리), 김은진(금산갤러리), 최지원(디스위켄드룸) 작가를 최종 수상자로 선정했다. 각 수상자에게는 창작지원금 1000만 원이 수여되었다.
한편, 프리즈는 2022년부터 5년 계약으로 서울에서 키아프와 아트페어를 동시에 열고 있다. 미술계에선 5년이 끝나도 프리즈와 키아프의 동반은 계속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