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교통사고 예방 위해 한 발로 운전해야
노유진 한국도로교통공단 남부운전면허 시험장 단장·공학박사
최근 가속페달(엑셀러레이터)과 제동페달(브레이크)을 혼동해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순간에 엑셀러레이터을 밟아 급가속 현상으로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운전을 업으로 수십 년을 살고 있는 운전자들도 가속페달과 제동페달을 혼동해 교통사고를 야기시켰다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도 이해가 된다.
운전면허시험장에서는 시험 과정에서 가속페달은 오른발로, 제동페달은 왼발로 작동하는 양발 운전을 하는 경우를 가끔 목격한다. 오랫동안 운전하다 법규 위반이나 다른 사정으로 운전면허를 재취득하는 경우에 양발운전을 당연시하는 운전자가 있어 감독관들이 주의를 주고, 응급 시 사고 발생 우려가 높아진다는 경고를 한다.
양발운전의 경우 1종 수동 차량은 왼발은 변속장치(클러치)에 오른발은 가속과 제동페달에 각각 올려놓고 운전을 한다. 양발을 모두 사용하여 운전을 하는 경우는 수동 차량일 경우이다. 그럼에도 가속과 제동페달은 오른발로만 밟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자동(오토)차량은 한발만 사용하여 운전하여야 안전에 더 유리하다.
양발운전을 하는 운전자는 전체 운전자의 18%가량 된다는 통계보고서도 있다. 운전 습관도 한 번 들이면 바꾸기 어려우니, 습관이 들기 전에 혹시라도 양발운전을 하는 분들이 있다면 앞으로는 한 발로 운전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여야 한다. 운전면허시험장에서도 한발 운전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왼발은 발판 위에 고정을 해두고 오른발 하나만 가지고 가속과 제동을 해야 한다. 이렇게 운전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운전 자세이다.
최근에는 전기 자동차 보급이 늘어나면서, 가속과 제동을 하나의 페달로 조작하는 기능인 ‘원 페달 드라이빙’ 기능을 사용하는 운전자가 증가하고 있다. 일반적인 자동차는 가속할 때 가속페달을, 감속할 때는 제동페달을 사용하여 속도를 조절하지만, ‘원 페달 드라이빙’을 탑재한 자동차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기만 해도 차가 크게 감속하고 심지어 멈추는 것이 가능하다. 주행 중 가속페달을 떼면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 충전하는 회생제동이 일어나 제동페달을 밟는 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하나의 페달로 가속과 제동을 겸할 수 있고 웬만한 경우가 아니면 제동페달을 밟을 일이 없다.
하지만 ‘원 페달 드라이빙’이 습관화가 되면 제동페달을 밟아야 하는 긴급한 상황에서 가속페달을 잘못 밟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특히 고령 운전자의 경우 전기차 급발진 사고 10건 중 9건 이상이 ‘원 페달 드라이빙’으로 인한 운전 미숙 때문이다.
운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그리고 안전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올바른 운전 습관이다. 가속보다는 제동이 중요하기에 언제든지 밟을 수 있게 조금 크게 제동페달을 만드는 것이다. 한국도로교통공단 남부운전면허시험장은 ‘위급상황에는 안전운전 쓰리고, (엑셀떼)고! (기어중립하)고! (브레이크밟)고!’ 캠페인을 하고 있다. 많은 홍보와 적극적인 연대를 바란다. 안전한 운전습관이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