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 보궐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 ‘속도 조절’…이재성 “아직 시간 많아”
민주당 이재성 위원장 “아직 시간 많아 계속 소통해가면서 논의”
조국혁신당 김호범 위원장 “상황을 보고 후보단일화 결정할 것”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와 관련, 야권의 후보 단일화 논의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국혁신당이 적극적으로 후보단일화를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선 “아직 당 소속 후보도 정해지지 않았다”며 “단일화를 논의할 시간은 많이 남았다”는 태도를 보였다.
민주당과 혁신당은 지난 3일 부산시당위원장 회동에서 금정 보궐선거 후보단일화에 대해 논의했으나 ‘공감대’를 형성하는 수준에 그쳤다. 민주당 이재성 부산시당위원장은 이와 관련 “양측이 정식으로 대화 채널을 열었고 범야권으로서는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면서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계속 소통을 해나가면서 후보단일화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재보궐 선거를 지휘하는 중앙당이 금정구만 후보 선출을 미루고 있는 데 대해선 “선거는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국민의힘 후보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 후보를 먼저 결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4개 재보궐 선거 지역 가운데 일부는 이미 경선까지 마무리하고 후보를 결정했지만 금정은 경선 여부도 결정하지 않았다.
혁신당의 김호범 부산시당위원장도 “금정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선 아직 민주당 후보가 정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 열심히 하다가 상황을 보고 (단일화 문제를)결정해야 한다는 수준의 대화가 있었다”면서 “(양당이)경쟁적 협조관계라는 사실은 잊지 말자는 정도의 공감대는 있었다”고 밝혔다.
민주당과 혁신당 부산시당이 ‘단일화 속도조절’을 강조한 가운데 민주당에선 부산 유일의 현역 의원인 전재수 의원도 “아직 단일화 논의를 본격화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전 의원은 “당 소속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여서 단일화 논의를 진행하기 어렵다”면서 “다만 여당과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금정 보궐선거 예비후보도 직접 나서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소속인 이재용 예비후보는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 간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자는 단일화의 대의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다만 “조국혁신당이 인천 강화군에 후보를 내지 않는 대신 부산 금정구는 혁신당 단일후보를 내세우자는 제안에는 동의할 수 없다”면서 “후보 단일화는 경쟁력을 높이며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일방적인 양보가 아니라 여론조사 등 ‘경쟁’을 통해 단일화하자는 제안이다.
이 후보는 중앙당이 금정 후보 결정 방식을 발표하지 않는 데 대해서도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직접 뛰는 후보 입장에는 당이 추석 전에 결정을 내줘야 선거운동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에선 이 후보 이외에 조준영 후보가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경쟁에 나선 상태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당원 중심 정당’을 선언한데다 다른 재보궐 지역에서 대부분 경선을 실시해 금정에서도 경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출하기 위해 경선에 참여할 후보군을 최대한 넓히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민주당과 혁신당 부산시당은 이번 시당위원장 회동에서 올해 국정감사에서 상호 협력 방침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는 행정안전위원회의 부산시 국정감사 유력한 상황이어서 부산 현역 국회의원이 절대 부족한 야당이 서로 협력해 부산시 관련 현안을 철저히 따져보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김호범 위원장은 “국정감사가 부산에서 진행될 경우 여러 문제를 혁신적으로 제기해보자는 이야기가 있었다”면서 “2030엑스포 유치실패, 부산 엘시티 개발의혹 등에 대해서도 재검토해서 국감에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