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온열질환자 수도 ‘최악의 여름’ 2018년 근접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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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까지 총 3019명 발생
2018년 4526명 이어 2위
부산 폭염 역대 3위, 열대야 5위

올해 온열질환자 수가 지난해 규모를 벌써 뛰어넘었다. 21세기 ‘최악의 여름’으로 꼽히는 2018년의 온열질환자 발생 수에 이어 2번째를 기록했다. 부산일보DB 올해 온열질환자 수가 지난해 규모를 벌써 뛰어넘었다. 21세기 ‘최악의 여름’으로 꼽히는 2018년의 온열질환자 발생 수에 이어 2번째를 기록했다. 부산일보DB

날씨도 온열질환 환자 발생 수도 21세기 ‘최악의 여름’으로 꼽히는 2018년과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낮에는 무더위, 밤에는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올해 온열질환자 수가 지난해 여름 발생한 환자 수를 훌쩍 뛰어넘었다. 올해 부산에서는 열대야가 26일 연속으로 발생하면서 최장 지속 일수 기록을 깬 데 이어, 폭염과 열대야 발생 일수도 2018년과 격차를 좁히고 있다.


■온열질환자 역대 2위

2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5월 21일부터 지난 21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3019명으로 지난해 온열질환 누적 환자 2818명을 넘어섰다. 질병청이 2011년부터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운영하면서 온열질환자 수를 집계한 이후 2번째로 많은 수다. 역대 가장 많은 온열질환자가 나온 해는 2018년으로, 총 4526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온열질환 추정 사망 수는 2018년이 48명으로 가장 많이 나왔고, 지난해가 32명으로 뒤를 이었다. 올해는 21일까지 기준 28명의 온열질환 사망자가 발생했다. 부울경에서는 올해 466명의 온열질환자가 나왔고 이 중 7명이 사망했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을 말한다. 무더위 같은 고온의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면 두통, 어지럼증,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 증상을 보이고 방치하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질병으로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적이다. 최소 다음 달 초까지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온열질환자 수는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질병청에 따르면 올해 발생한 온열질환자 중 65세 이상이 31.4%를 차지했고, 남성이 77.6%로 여성보다 더 많이 발생했다. 주로 야외 작업장(31.3%), 논밭(14.6%) 등 실외(78.0%)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연령대별로는 50~60대가 많았다. 50대가 558명, 60대가 557명으로 각각 약 18.5%를 차지했다. 질환별로는 열탈진이 55.6%, 열사병이 20.7%였다.

질병청은 온열질환자가 발생할 경우 즉시 환자를 시원한 장소로 옮기고 물수건, 물, 얼음 등으로 몸을 닦거나 부채나 선풍기를 활용해 체온을 내리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때는 신속하게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만약 의식이 없으면 빠른 119 신고로 병원에 이송해야 하는데 질식 위험이 있어 기다리는 동안 억지로 음료수를 먹이면 안 된다.


■부산 폭염일 역대 3위

올여름은 열대야가 기승이지만, 폭염도 만만하지 않은 상황이다. 폭염은 일 최고기온이 33도를 넘는 날을 뜻한다.

23일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폭염을 기록하기 시작한 1973년 이후 올해 부산 폭염 일수는 이날까지 12일로 역대 3위였다.

부산 역대 폭염 일수 1위는 역시 ‘최악의 여름’으로 꼽히는 2018년으로 총 18일이었다. 2018년의 경우 7월에 9일, 8월에 9일의 폭염이 기록됐는데, 올해는 8월에만 폭염이 나타났다.

올해 부산의 폭염 일수는 역대 2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역대 2위가 2013년의 13일이어서, 하루만 더 폭염이 발생해도 올해 기록이 2위로 기록되기 때문이다. 기상 기록은 최신 관측 기록을 우선으로 한다.

올해는 그야말로 날씨 기록 경신의 해라고 부를 만하다.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20일까지 부산에서 무려 26일 동안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그동안 1위였던 2018년과 1994년의 연속 21일 기록을 깼다.

부산의 열대야 총 발생 일수만 놓고 보면 올해는 아직 1994년의 47일(역대 1위), 2018년의 37일(2위)에 못 미친다. 올해 부산에서 22일까지 열대야가 총 31일 발생해 5위에 자리 잡고 있다. 역대 4위인 2001년의 34일 기록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크다.

다음 주까지 부산의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예상되는 만큼, 열대야 순위는 조만간 뒤바뀔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방기상청 관계자는 “부산과 울산 서부, 경남 대부분 지역에서 폭염경보가 발효 중이다”며 “당분간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폭염경보 지역 35도 이상)으로 올라 매우 무덥겠고 밤사이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많아 건강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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