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과 난청의 한방치료 “오장육부 불균형, 신장기능 개선 통해 치료”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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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와 만성피로 증상 흔해
신허증, 기혈순환 보강이 치료 핵심
사암침법 쑥뜸봉 한약처방 등 효과
리셋법으로 진행 속도 늦출 수 있어

주관한의원 이주관 원장이 인체 주요 경혈에 레이저침 시술을 하고 있다. 주관한의원 이주관 원장이 인체 주요 경혈에 레이저침 시술을 하고 있다.

한의학에는 미병(未病)이라는 말이 있다. 건강과 질병 사이를 뜻하는데 질병 전 단계라고 보면 된다. 치료를 위해 검사를 받아도 몸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만 듣는 경우가 많다. 환자는 힘들고 아픈데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이명과 난청도 크게는 미병으로 분류할 수 있다.

검사해도 원인 불명인 경우 많아


■이명과 난청의 원인

이명은 외부에서 청각의 자극이 없는데도 ‘삐~’ ‘찌~’ ‘윙~’ 등의 소리가 들리는 증상을 말한다. 귀에서 매미소리가 난다거나, 갑자기 잘 안 들리거나, 내 소리가 크게 들리는 등의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초기에는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어 따로 치료를 받지 않다가 심해지면 돌발성 난청을 포함해 두통이나 불면증, 어지럼증 등이 동반된다.

정상적인 뇌에는 주변의 필요 없는 소음을 제거해 주는 ‘소리 차단’ 기능이 있다. 그러나 스트레스, 만성 피로, 수면 부족 등으로 뇌가 예민해지면 이러한 차단 기능이 저하되면서 이명이 나타난다.

반면 난청은 잘 들리지 않는 증상을 말한다. 청각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것은 아니지만 주변의 대화나 소리가 작게 들리거나 뭉개져 들릴 수 있다.

난청은 귀에서 달팽이관까지의 소리 전달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고, 소리 전달은 이루어지는데 청신경에 이상이 생겨 안 들리는 경우가 있다. 난청 증상이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서서히 오기도 하고,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하기도 한다.

보통 난청이 있을 때는 이명이 동반 증상으로 많이 나타난다. 이럴 경우 환자는 난청보다는 오히려 이명을 더 힘들어한다. 이명과 난청은 원인 불명인 경우가 가장 많고 그 외에 내이질환, 소음, 중이염, 약물, 감염, 종양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주관한의원 이주관 원장은 “이명과 난청은 스트레스나 만성 피로 등과 같이 원인이 뚜렷하지 않을 때가 많다. 오장육부의 불균형에서 그 원인을 찾기도 한다. 발병 원인이 확실하지 않은 이명과 난청은 근원 치료에 효과가 있는 한방치료가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이명과 난청 환자가 혼자 훈련할 수 있는 리셋법인 하품귀 공기빼기(왼쪽)와 군만두귀법. 주관한의원 제공 사진은 이명과 난청 환자가 혼자 훈련할 수 있는 리셋법인 하품귀 공기빼기(왼쪽)와 군만두귀법. 주관한의원 제공

■한방 치료의 핵심

한의학에서는 눈, 코, 입의 질환을 오장육부의 이상과 전신 건강의 이상 때문이라고 본다. 따라서 귀에서 소리가 나더라도 단순히 귀가 불편한 것이 아니라 체내의 장기가 쇠약해진 탓으로 접근한다.

결국 이명과 난청은 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몸의 전반적인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생긴 증상인 셈이다. 그래서 오장육부의 균형이 중요한데 특히 신허증, 약해진 신장 기능을 보강해서 균형을 맞추는 식으로 접근한다.

신장은 인체에서 정(精)을 저장하는 기능을 한다. 신장의 상태에 따라 기력(정력, 스태미나, 체력)이 좌우된다. 과로와 과음, 과다한 성생활 등으로 인체의 정이 부족해지면 이명, 어지럼증, 두통, 요통 등이 유발된다.

기(氣)와 혈(血)의 순환도 이명과 난청 치료의 핵심 원리이다.

수술 후 일주일 정도 입원하면 상처가 다 나아도 체력이 떨어져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환자가 많다. 그런 경우에 한방 치료를 하면 서서히 체력을 회복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인체를 움직이는 에너지, 즉 기(氣)가 머리 쪽으로 올라와야 듣고 보고 냄새를 맡는다. 그런 기능이 원활하지 않으면 이명이 생기기 때문에 기를 보충해야 한다.

일상에서 화를 자주 내고 과로해 땀을 많이 흘리면 간의 혈이 부족해져 이명과 현훈(어지럼증)이 생긴다. 이럴 때는 마음을 편하게 해 화를 내려주고 보혈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침 치료는 신허의 원인으로 신장 기능을 보강해 주는 사암침법과 귀의 습열로 정체된 공기와 습한 기운을 정화하는 쑥뜸봉이 기혈 순환에 도움을 준다.

한약 처방은 이명의 유형별로 차이가 있다. 신경 장애가 있을 때는 우차신기환, 고혈압이 있으면 칠물강하탕, 갱년기 증상이 있으면 가미소요산, 치매 증상이 동반되면 억간산을 처방한다.

■리셋법의 효과

우리의 귀는 혹사당하고 있다. 이어폰이나 헤드셋을 오래 쓰거나, 음악을 크게 틀거나, 공사 현장 등 귀에 해로운 환경이 주변에 널려 있다. 담배와 음주도 영향을 미친다.

이명이나 난청 환자가 집에서 혼자 훈련과 마사지를 할 수 있는 리셋법이 효과적이다. 리셋법은 △하품귀 공기빼기 △아오아오 발성법 △군만두귀법 △귀 마사지법 등이 있다.

하품귀 공기빼기는 하루 3회 정도 하면 된다. 턱이 빠지지 않을 정도로 입을 크게 벌리면 몇 초 후에 하품이 나온다. 하품으로 입에 공기가 가득 차면 그 숨을 뱉기 직전에 입을 막고 코를 막는다. 입을 닫은 채 귀에서 공기가 빠지도록 숨을 코에 모으고 귀로 공기가 빠지면 손을 뗀다.

아오아오 발성은 이관을 열어 주는 운동이다. ‘아’라고 말한 후 입을 닫고 ‘오’, 그리고 ‘아’라고 말한 후 입을 닫고 ‘오’라고 말한다. 아와 오를 각각 2초간 총 25회 반복한다.

군만두귀법은 손으로 귀 전체를 얼굴 쪽으로 접어서 귀를 막는다. 이 상태를 1분 정도 유지하는데 따뜻한 손으로 하면 혈행 개선 효과가 있다.

귀 마사지는 귀를 잡아 위아래로 당기거나 시계 방향이든 반대 방향으로 돌리거나 대각선 방향으로 위아래로 당겨 준다. 귓볼을 엄지와 검지로 집어 눌러 주는 것도 좋다.

이주관 원장은 “리셋법을 꾸준히 하게 되면 이명과 난청이 시작되는 시기를 늦출 수 있고,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엄지와 검지로 손톱 아래 부분을 문지르는 것도 혈류 촉진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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