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두 번 울리는 림프부종, 만성질환처럼 평생 관리해야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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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프부종 재활치료와 효과]
림프절 손상으로 림프액 국소 축적
운동 기능 떨어지고 심리적 위축도
피부 감염 시 악성종양 발생 가능성

림프 배출+압박+운동+피부 관리로
부종 진행 억제하고 감염 방지 목표
치료 뒤에도 압박 붕대 등 계속 관리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재활의학과 도환권 주임과장이 림프부종 환자에게 붕대요법을 실시하고 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제공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재활의학과 도환권 주임과장이 림프부종 환자에게 붕대요법을 실시하고 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제공

림프부종은 암 수술 후 합병증 중에서도 흔하면서 까다로운 질환이다. 일상 생활의 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지만, 치료 방법이 없다는 오해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도 방치하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재활의학과 도환권 주임과장의 도움말로 암 재활에서 림프부종 재활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방치하면 감염과 종양 위험

암이 림프절까지 전이되면 전이된 림프절 부위를 절제하고 재발을 줄이기 위해 방사선 치료를 한다. 이때 림프절 손상으로 림프액이 제대로 흐르지 못하고 팔이나 다리 등에 쌓이는 것이 림프부종이다.

유방암 수술 후에는 정도는 달라도 누구나 림프부종을 겪을 수 있다. 48세 A 씨는 왼쪽 유방암 수술 이후 같은 쪽 팔이 200cc 이상 붓고 손가락까지 부종이 생겨 병원을 찾았다. 압박감에다 외견상 변화 때문에 심리적으로도 위축되고 자신감이 저하된 상태였다.

부인암 수술에서도 림프절 절제로 림프부종이 생기기 쉽다. 자궁경부암 수술을 받은 62세 여성 B 씨는 오른쪽 다리 부종을 방치하다가 결국 목발을 짚고 병원을 방문했다. 다리가 배 가까이 부어서 무겁고 발목과 무릎을 굽히기가 어려워 목발 없이는 혼자 걷기도 힘들어했다.

도 과장은 "림프부종은 대부분 초기 증상을 인지하지 못하고 넘어갔다가 부종이 급격히 진행되는 단계로 가는 경우가 많다"며 "환자들은 움직임 또는 운동 후에 부종이 발생하거나 심해진다고 호소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유방암 환자의 경우 겨드랑이에 뭔가 낀 느낌이나 옷을 입었을 때 반대쪽보다 조이는 느낌이 있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면 림프부종의 초기 증상으로 의심할 수 있다. 자각 증상으로는 팔다리가 두꺼워졌다, 옷이 꽉 낀다, 피부를 누르면 움푹 들어간다, 피부가 딱딱해졌다, 팔다리가 무거워졌다, 느낌이 둔하다 등이 있다.

암이 림프절까지 전이되면 림프절 손상으로 림프액이 제대로 흐르지 못하고 팔이나 다리 등에 쌓이는 림프부종이 발생한다. 암이 림프절까지 전이되면 림프절 손상으로 림프액이 제대로 흐르지 못하고 팔이나 다리 등에 쌓이는 림프부종이 발생한다.

부종이 진행되면 조직 내 섬유화가 일어나면서 스펀지 모양이 되고, 누르면 움푹 들어가는 증상(함요부종)도 사라진다. 시간이 지나면 더 단단해지고 치료에 반응이 없어 치유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 부분적으로 피부가 건조해지고 갈라지면서 피부 감염에도 취약해진다.

도 과장은 "림프부종 환자가 감염되면 단백질이 풍부한 림프액을 따라 염증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5% 정도에서 림프육종이나 혈관육종과 같은 악성종양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면서 "치료를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과 원인 감별이 필수"라고 말했다.


■복합림프물리치료와 지속 관리

림프부종의 기본적이고 효과적인 치료법은 도수림프 배출법, 압박 치료, 부종 감소 운동, 피부 관리로 구성된 복합림프물리치료다. 림프관의 기능을 향상시키고, 경화된 피부 조직을 부드럽게 하고, 피부 위생을 증진시켜 감염을 막는 것이 목표다.

압박 치료에는 저탄력 압박 붕대와 압박 스타킹, 압박 장갑 등을 사용한다. 부종 감소 운동은 저탄력 압박 붕대나 압박 제품을 착용한 상태에서 유산소 운동과 유연성 운동을 권장한다. 피부 관리를 위해 보습제를 바른다. 간헐적 공기 압박 치료도 활용할 수 있다.

약물 요법은 보완적으로 사용된다. 급성기 부종에서 이뇨제 단기 투여를 제외하면 대부분 약제에서 부종 감소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엔테론, 베니톨 같은 플라보노이드 계열과 이뇨제 계열의 약들이 많이 쓰이고, 셀레늄이 도움이 된다는 보고도 있다.

림프부종 재활 치료는 환자의 상태나 정도에 따라 다르게 접근한다. A 씨는 2주 동안 매일 20시간 이상 손가락부터 팔 끝까지 저탄력 압박붕대 치료와 림프배액 마사지 치료를 받고 급성기 부종이 호전됐다. B 씨의 경우 2주간 입원해 림프배액 마사지와 저탄력 압박 붕대 치료를 했고, 전신 스트레칭과 압박 붕대 상태의 근력·보행 훈련을 병행했다.

치료 이후 A 씨는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면 직장 일이나 집안일을 차질 없이 할 수 있게 됐다. B 씨는 다리 부종이 줄어 퇴원 뒤에는 목발 없이 걸을 수 있고, 낮에는 압박 스타킹, 밤에는 붕대요법을 계속하고 있다.

림프부종 치료로 부종의 부피가 감소하면 압박감이나 통증이 완화되고, 유연성과 균형이 개선돼 운동 기능이 향상된다. 결과적으로 일상 생활을 되찾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감염과 추가 질환의 위험을 줄이고, 심리적 지원과 자기 관리 기술을 제공해 정서적 안정도 돕는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도환권 과장은 "림프부종은 림프액이 축적되는 만성적인 상태로, 치료의 목적은 완치보다는 림프액이 쌓여서 부종이 진행되는 것을 최대한 억제해 일상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림프부종은 한 차례로 치료가 끝나는 게 아니라 당뇨병이나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을 관리하듯이 압박 붕대나 압박 스타킹 등 환자 상태에 맞는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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