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세대 아이돌’ 시대 왔나
‘수피아’ ‘비웨이브’ ‘배드빌런’ 등
‘차세대’ 자처 그룹들 속속 등장
‘5세대’ 수식 “시기상조” 의견도
1~4세대 아이돌을 각각 대표했던 그룹 H.O.T., 동방신기, 방탄소년단, 에스파에 이어 ‘5세대 아이돌’을 자처하는 아이돌 그룹이 속속 대중 앞에 서고 있다. 일각에선 최근 데뷔하는 아이돌 그룹을 새로운 세대로 묶는 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이면서, 이른바 ‘아이돌 세대 논란’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18일 가요계에 따르면 5세대 아이돌을 표방한 그룹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데뷔한 제로베이스원, 키스오브라이프부터 지난 4월 데뷔한 수피아, 비웨이브, 나우어데이즈, 이달 초 데뷔한 배드빌런까지 여럿이다.
각 가요 기획사들은 이들 그룹에 ‘5세대’ 수식어를 붙여 홍보에 힘을 쏟고 있다. 제로베이스원은 ‘5세대 아이콘’, 비웨이브는 ‘5세대 청량돌’, 나우어데이즈는 ‘5세대 핫루키’ 등이다. 키스오브라이프는 지난달 MBC 음악 예능 ‘송스틸러’에 출연해 “5세대 4인조 걸그룹인 저희가 패기 있는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했다”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이들 그룹을 ‘5세대’로 새롭게 분류할지를 두고는 이견이 많다. 아이돌 그룹은 주로 1990년대 후반 데뷔한 ‘1세대’와 2000년대 중·후반 데뷔한 ‘2세대’, 2012년 이후 데뷔한 ‘3세대’, 2020년대 데뷔한 ‘4세대’로 분류하는데, 이번엔 그 기간이 너무 짧기 때문이다. 또 각 세대별로 △대형 기획사 아이돌 시스템(H.O.T., 신화, 젝스키스) △아이돌 그룹 부흥기(동방신기, 빅뱅, 소녀시대) △K팝 세계화 시작(방탄소년단, 트와이스, NCT) △세계관 정립(에스파, 뉴진스, 아이브, 르세라핌)과 달리 이전 세대와 구별되는 특색이 없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이에 대해 한 유명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3·4세대도 활동하고 있는 시기에 5세대를 내세우는 건 (음반 판매, 스트리밍 순위 등의) 성적 때문일 것”이라며 “5세대만의 특색있는 음악 장르를 개척한 것도 아니라 별로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봤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