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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눈] 노인 빈곤, 생존의 문제다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통계청의 2024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빈곤율은 38.9%로 OECD 평균 13.5%의 3배에 이른다. 특히 부산은 전체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의 비중이 20%를 넘어선 초고령사회에 이미 진입했다. 그럼에도 국민연금 사각지대, 부족한 기초연금, 불안정한 고령 일자리 등 구조적 문제는 여전하다.
정부는 월 최대 32만 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고령 1인 가구의 최소 생계비(약 110만 원)에는 한참 못 미친다. 국민연금 역시 평균 수령액이 월 59만 원에 불과하고, 미가입자나 단기 납입자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그 결과, 많은 노인이 생계를 위해 고강도·저임금 노동에 의존한다. 65세 이상의 경제활동참가율은 36.2%이며, 주로 경비, 청소, 일용직에 종사하고 있다. 노후가 아닌 생존을 위한 노동으로 채워지고 있다.
복지제도는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은 생계급여를 제공하지만, 부양의무자 기준 등으로 인해 실제 수급은 제한적이다. 정부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있으나, 완전한 개편은 멀었다. 국민연금개혁안이 발의됐지만, 정치적 견해 차이로 논의는 답보 상태다. 국민연금 급여율 인상과 기초연금 현실화, 빈곤 예방 중심의 복지 개편이 시급하다.
궁극적으로 노인 빈곤 해소를 위해서는 국가가 노후 소득을 공적 책임으로 받아들이고, 빈곤 예방 중심의 복지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순한 시혜성 급여가 아닌, 모든 국민이 존엄한 노후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노후권 보장’ 정책이 절실하다. 이제는 ‘부양’이 아닌 ‘보장’의 시대다. 가족에 의존하던 전통적 돌봄 모델은 무너졌고, 국가의 역할은 더욱 막중해졌다. 늙어도 가난하지 않은 사회. 그것이 우리가 함께 나아가야 할 미래다.
김동석·부산 부산진구 부전로
2025-07-1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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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눈] 부산 화재 참변, 대책 서둘러야
최근 기장군 한 아파트에서 부모가 잠깐 집을 비운 사이 어린 두 자매가 화재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6월 말 개금동 아파트 화재로 자매가 숨진 지 불과 8일 만에 비슷한 사고가 난 것에 대해 비통함을 금할 수 없다.
두 화재 사고의 공통점은 아파트가 노후화됐고 부모가 집에 없었으며 스프링클러 같은 최소한의 초기 화재진압 설비조차 작동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는 보통 집이 가장 안전하다 생각하지만 어린이 안전사고의 절반은 집에서 발생하며, 특히 보호자가 없을 때 사고가 발생하면 대부분 인명 피해로 이어진다.
불이 난 아파트는 기장군이 2007년, 부산진구가 1994년에 준공돼 노후한 곳들이다. 노후 아파트의 경우, 여름철이면 전자제품을 많이 사용해 전력 과다 소모로 화재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이 때문에 스프링클러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는 2018년부터 6층 이상 건축물로 대상이 정해져 노후 아파트는 제외된다. 연식을 따지지 말고 모든 공동주택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해야 한다. 어린 아이들만 집에 두고 일터로 나갈 수밖에 없는 가정에 알림형 화재감지기를 설치하고, 돌봄시간 연장 등 공백을 메우는 대책도 시급하다.
현행 자녀가 12세 미만인 경우 아이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신청을 하고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하고 밤이나 새벽, 주말 같은 돌봄 취약시간에 쓸 수 있는 긴급돌봄 서비스의 경우 돌보미 인력이 부족해 이용이 더 제한적이다. 맞벌이 가구 증가로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홀로 방치되는 아이들이 느는 만큼, 지역 기반의 탄탄한 돌봄망 구축이 필수적이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어린 생명을 앗아간 화재 참사를 계기로 총제적인 점검을 해야 한다. 우정렬·부산 중구 보동길
2025-07-0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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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눈] 버스기사의 친절 운행 언제쯤
시내버스를 자주 이용하는데 여전히 개선돼야 할 사항이 많다.
우선 차내 청결 문제. 창문 외부를 보면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아 그런지 대체로 지저분하다. 좌석에 앉아 바깥 유리창을 조금만 유심히 들여다 보면 먼지와 때가 많이 끼어 승객들에게 불쾌감을 주므로 가끔씩 버스 외부도 청소를 해주길 바란다.
다음으로 버스정류소에 타려는 승객이 있음에도 못 본 척하고 통과하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았다. 노선별로 한 번 버스를 놓치면 8~10분 정도 더 기다려야 하는데 그냥 가 버린다면 승객은 시간을 버리게 되고, 급한 약속이라도 있으면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도 따른다.
또 일부 친절한 기사도 있지만 신경질적인 태도로 마치 아랫사람 대하듯 하는 버스기사가 종종 있어 승객 존중이 필요하다. 엄연히 버스요금을 내고 타고 가는 손님에게 퉁명스럽거나 불친절하게 대하면 승객은 솔직히 하루 종일 기분을 망친다. 가령 출퇴근 시간대에는 늘 버스 안이 혼잡한데 이미 승객이 꽉 차 발 디딜 틈도 없는데 무조건 안으로 들어가라고 반말조로 강요하거나, 나이 어린 청소년들에게 훈계하듯이 하는데 서비스업인 버스업계가 이래서는 안 된다고 본다.
그리고 한번은 10분 이내에 오는 버스가 20분이 지나도 오지 않아 너무 지쳐 “배차 시간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나중에 종점에서 내릴 때 따라와서는 “밀리는 시간에는 자신도 어쩔 수 없는데, 그런 걸 왜 따지냐”고 버스기사가 고성을 질러 당황한 적이 있었다. 오늘은 불가피하게 도로 상황이 나빠 차가 밀렸다고 미안하다고 하면 될 것을 마치 꾸짖고 훈계하듯 말하니 이런 자세로 승객을 대해서야 되겠는가.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시내버스는 시민이 낸 세금으로 적자분을 다 보전해 준다. 승객을 늘 접하는 버스기사에 대한 교육과 친절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박옥희·부산 북구 화명신도시로
2025-07-01 [1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