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도 국어 ‘언어와 매체’·수학 ‘미적분’ 선택 학생이 유리할까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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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학년도부터 전국 모의고사·본수능
총 34차례 표준점수 최고점 높게 형성
동일한 점수 받아도 총점 유리할 가능성
전문가 “과목 유불리 보고 선택하기보다
자신의 강점·전형 구조 먼저 고려해야”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지난 3일 부산 부산진구 삼광사에서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이 자녀의 합격을 기원하며 기도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지난 3일 부산 부산진구 삼광사에서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이 자녀의 합격을 기원하며 기도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국어 ‘언어와 매체’와 수학 ‘미적분’ 선택 학생이 표준점수에서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수능이 도입된 2022학년도 이후 지금까지 치러진 전국 모의고사와 본수능 총 34차례 모두에서 두 과목이 꾸준히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게 형성됐다. 이 같은 흐름이 올해 수능에서도 이어질 경우 두 과목을 선택한 상위권 학생들은 인문·자연계열 상관 없이 우위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5년째 반복되는 선택과목 유불리

2026학년도 수능에서도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현상이 사실상 5년 연속 이어질 전망이다. 입시전문업체 종로학원에 따르면 교육청이 주관한 3월, 5월, 7월, 10월 전국연합학력평가와 평가원이 실시한 6월, 9월 모의평가 총 6차례 결과 모두 국어 영역에서는 ‘언어와 매체’가 ‘화법과 작문’보다 표준점수가 높았다.

점수 차이는 최소 2점에서 최대 7점까지 벌어졌다. 통합수능이 도입된 2022학년도 이후 교육청 모의고사 20회, 평가원 모의고사 10회, 본수능 4회 등 총 34차례 시험에서도 단 한 번도 역전된 적이 없다.

수학도 동일한 추세다. 올해 모의고사에서 ‘미적분’은 ‘확률과 통계’보다 4점에서 8점까지 높은 표준점수 최고점을 기록했다. 3월 모의고사에서는 미적분 157점, 확률과 통계 149점이었고, 5월에는 미적분 156점, 확률과 통계 152점이었다. 7월에는 미적분 148점, 확률과 통계 143점, 10월에는 미적분 146점, 확률과 통계 141점으로 나타났다.

평가원 모의평가에서도 같은 흐름이었다. 6월 모평에서는 미적분 143점, 확률과 통계 136점, 9월 모평에서는 미적분 140점, 확률과 통계 137점이었다. 수학 선택과목 중 ‘기하’ 역시 대부분의 시험에서 확률과 통계보다 높은 표준점수를 보였다.

이 같은 격차는 표준점수 산출 방식에서 비롯된다. 표준점수는 동일한 원점수를 받더라도 해당 과목 응시 집단의 평균이 높을수록 더 높은 점수로 환산된다. 언어와 매체와 미적분은 상위권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과목으로, 응시 집단의 평균이 높게 형성되면서 최고점이 끌어 올려진다. 반면 화법과 작문이나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학생은 같은 원점수를 받아도 표준점수에서 불리해지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과목 유불리보다 자신의 강점 따져야

표준점수 우위는 정시 지원 전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미적분과 언어와 매체를 선택한 상위권 학생들은 자연계열뿐 아니라 인문계 학과로 지원하는 ‘교차지원’이 가능하고, 모집단위를 구분하지 않는 ‘무전공 전형’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두 과목이 표준점수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형성하는 만큼, 동일한 원점수를 받아도 총점에서 우위를 확보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변수가 생겼다. 두 과목 응시자가 줄어들면서 표준점수 우위가 실제 정시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예년보다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수능 원서 접수 결과 미적분 선택자는 지난해보다 3만 6617명(15.0%) 줄었고, 언어와 매체 선택자도 1만 3868명(7.4%) 감소했다. 선택자 규모가 줄어들면 상위권 학생 풀이 좁아지고, 결과적으로 표준점수에서 큰 차이가 나더라도 실제 정시 지원에서의 ‘결정적인 힘’으로 작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입시 전문가들은 선택과목의 유불리가 점수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진짜 변수는 학생 본인의 전략과 강점이라고 조언한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언어와 매체·미적분 선택이 표준점수에서는 여전히 유리하지만, 두 과목 선택 인원이 줄면서 경쟁 구도가 지난해와 같다고 보기 어렵다”며 “과목 유불리만 보고 선택하기보다는 자신의 강점과 전형 구조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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