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수습용 소화포 급하다”… 울산화력 붕괴 참사 악용한 ‘노쇼 사기’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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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발전 사칭, 위조 사원증 보내 “대신 구매해달라”
안전용품점, 붕괴 사고 거래로 착각해 860만 원 피해
경찰 “대리 결제 명목 계좌이체는 사기…주의해야”

울산경찰청 전경. 부산일보DB 울산경찰청 전경. 부산일보DB

9명의 사상·실종자가 발생한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의 혼란을 틈타 이를 악용한 ‘노쇼(예약부도) 사기’가 잇따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9일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7일 울산의 한 안전용품 판매점에 “사고로 인해 소화포가 급히 필요하다”는 전화가 걸려 왔다. 사기범은 위조된 한국동서발전 사원증을 메시지로 발송하며 “업체를 알려줄 테니, (소화포를) 구매해주면 나중에 결제해 주겠다”고 속여 대리 입금을 유도했다.

안전용품 판매점 측은 전날 발생한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와 관련된 거래인 줄 알고 총 860만 원 정도를 사기범에게 건넸다.

같은 날 한 음식점에도 “도시락 100개를 주문한다”는 전화에 이어 “에어매트를 대신 구매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동일한 수법의 사기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이 음식점에선 다행히 돈을 송금하지 않았다.

울산경찰청은 입금 계좌와 휴대전화 내역 등을 바탕으로 범인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현재 경찰은 피해 예방을 위해 지구대·파출소 등 현장 경찰관이 소상공인 업체를 직접 방문하거나 상인연합회 등을 통한 집중 홍보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노쇼 사기’는 공공기관이나 군부대, 정당 등을 사칭해 대량 주문을 예약한 뒤 다른 업체나 개인에게 대금을 대신 입금토록 유도해 돈을 가로채는 신종 사기 범죄다.

울산청 관계자는 “대량 주문이 들어오면 해당 공공기관의 공식 전화번호로 직접 확인하거나 일정 금액을 예약금으로 요구할 필요가 있다”면서 “대리 결제 명목으로 계좌이체를 요구할 때 절대 입금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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