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협조요청에 고민 커지는 최상목 대행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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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두차례 공문·여론 압박 불구 최 대행 침묵 유지
尹 아직 경호대상…경호처, 최 대행 지시 따를지 의문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둘러싼 논란 속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지난 4일 최 권한대행에게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하도록 대통령 경호처를 지휘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공수처는 앞서 지난 1일에도 최 권한대행에게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냈지만 아직 회신을 받지 못했다. 최 권한대행 측은 이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관계기관이 잘 처리할길 바란다”고 밝혔고 지금도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야당은 최 권한대행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경호처가 체포영장 집행 방해를 공언한 상황에서 최 권한대행이 ‘영장 집행에 협조하라’는 입장을 냈어야 했지만, 어떤 입장도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이런 상황을 방치한 최 권한대행에 의해 일이 벌어졌다”며 “지금이라도 법 집행을 방해한 경호처 수뇌부에 해임, 파면, 직무배제 등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란사태를 수습하는 일이 극히 일부 조직에 의해 방해당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할 권한을 가진 사람은 최 권한대행”이라며 “그런데도 아무 역할을 하지 않으면 그 세력을 돕는다는 판단밖에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은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선 경호처 관계자들을 파면하지 않으면 최 권한대행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선민 당 대표 권한대행은 “경호처와 공수처 사이에 벌어진 갈등을 중재할 사람은 최 권한대행이 유일하다”며 “그런데도 최 권한대행은 한발 물러서 ‘관계기관끼리 알아서 해결하라’는 무정부 상태와 같은 발언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권한대행은 공수처와 경호처 어느 쪽의 손도 들어주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이 직무정지됐지만 아직 현직 대통령이라는 법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경호처의 경호 대상이라는 점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때문에 최 권한대행이 체포영장 집행 협조를 지시하더라도 경호처가 이를 따르지 않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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