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특화거리에 진심인 온천장 상인들 뭉쳤다
상인들 단체 온사모 회원 100명
사비 모아 온천 테마 콘텐츠 개발
구의회·구청도 조례 개정 등 지원
부산 온천 관광의 상징이었던 온천장을 온천 특화거리로 재탄생시키기 위해 지역 상인들이 뭉쳤다. 상인들의 노력에 지자체와 지방의회도 힘을 보태겠다고 나섰다. 수십 년 침체를 겪어온 온천장 일대가 민관이 힘을 모아 특화거리로 탈바꿈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6일 ‘온천장을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이하 온사모)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단체를 결성한 이들은 온천장 특화거리 조성을 위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온사모는 1년간 스파, 미용, 네일, 헬스케어, 음식점 점주와 건물주 등 회원만 100명을 넘겼다. 이들은 활동비 마련을 위해 사비를 털었고 이를 해외 특화거리 우수도시 방문과 유튜브 운영에 쓸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특화거리 조성으로 온천장을 살리자’를 슬로건을 앞세운다.
상인들은 쇠퇴하던 온천장을 다시 활력이 넘치는 곳으로 바꾸기를 기대하고 있다. 해마다 20곳 안팎으로 줄어들던 부산 목욕탕 수는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 이후엔 감소 폭이 더 커졌으며 현재도 그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온천장 일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며 주변 상권도 서서히 활기를 찾고 있는 만큼 이를 반전의 계기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온사모 최경환 회장은 “아무리 좋은 극장을 지어도 드라마나 영화가 재미있어야 관객들이 영화를 보러 가는 것처럼 온천장을 방문하게 할 콘텐츠가 없다면 외부 사람들은 찾지 않는다”며 “온천장에서 가게를 운영하며 지역을 잘 아는 상인들이 직접 나서 온천 테마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래구의회도 온사모 활동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동래구의회 탁영일 의장이 발의한 ‘부산광역시 동래구 상권 활성화 특화거리 지정 및 지원에 관한 일부개정조례안’은 지난달 334회 정례회를 통과했다. 개정 조례는 특화거리 지정 조건을 ‘동일 업종 50개 이상’에서 ‘20개 이상’으로 완화했다. 탁 의장은 “상인들이 먼저 조직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례적인 모습에 조례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지정 요건을 완화해 발의했다”고 밝혔다.
동래구청도 온사모 회원들의 노력을 접하고 적극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장준용 동래구청장은 “상인들은 친절과 청결 유지에 힘쓰고 구청은 인구 유입을 돕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온천 특화거리가 조성되고 이달 중순 온천장 나들길이 준공되면 방문객이 증가해 의기투합해 준 상인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