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양주 먹이고 3시간 방치해 숨져”… 부산 유흥주점 종사자 5명 법정행
부산지법서 유기치사 혐의 등으로 재판
“홀로 찾은 손님에게 양주 급하게 먹여”
의식 잃어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
카드 몰래 꺼내 결제한 후 방치한 혐의
부산지법 청사. 부산일보DB
부산에서 손님에게 양주를 급하게 먹인 후 3시간 넘게 홀로 방치해 숨지게 만든 혐의를 받는 유흥주점 종사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손님이 만취하자 그의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결제했고, 의식을 잃은 손님을 홀로 방에 방치해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부(김용균 부장판사)는 유기치사, 컴퓨터등사용사기 혐의 등으로 각각 기소된 유흥업소 종사자 5명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지난달 23일 열었다.
2024년 10월 24일께 부산 한 유흥주점을 찾은 손님 A 씨는 여성 접객원 권유로 양주를 급하게 마셨고, 약 3시간 20분 동안 홀로 방에 방치돼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앞서 유흥주점 운영자인 30대 남성 B 씨는 직원인 20대 남성 C 씨와 공모해 거리를 걷던 A 씨에게 “노래방 찾지 않습니까?”라고 말을 걸었다. 직원 C 씨를 따라 유흥주점으로 향한 A 씨는 방으로 들어갔고, 20대 여성 접객원 D 씨를 옆에 앉힌 후 직원 C 씨에게 22만 원을 송금했다.
접객원 D 씨는 이후 손님 A 씨가 양주를 급하게 마시도록 부추겼고, 술을 마시던 A 씨는 만취해 의식을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 D 씨는 A 씨 손가락 지문을 이용해 그의 휴대전화 잠금을 해제하려 했으나 실패했고, 직원 B 씨가 A 씨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91만 원을 결제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주점 운영자 B 씨와 직원인 C 씨 등이 손님인 A 씨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 A 씨가 만취해 의식을 잃은 상태였음에도 병원으로 후송하지 않았고, 약 3시간 20분 동안 방에 홀로 방치해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숨지게 만들었다고 판단했다.
첫 공판에서 주점 운영자 B 씨 측은 “A 씨가 쓰러진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그를 방치했다는 혐의를 부인했다. 직원 C 씨도 “양주 반병에서 한 병을 마시고 사망할 줄 몰랐다”며 “자는 줄 알고 술을 깨고 스스로 행동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렸다”고 방치할 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여성 접객원인 D 씨 측은 공소사실 전부를 부인했다. 당시 유흥주점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30대 남성 직원들인 E 씨와 F 씨 측은 “기본적으로 공모한 적이 없고, 관여한 적이 전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부산지검은 지난해 7월 B~F 씨 5명을 모두 유기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지난해 10~11월 두 차례 진행한 공판준비기일에서 피고인들은 재판부에 국민참여재판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국민참여재판을 거부했고, 다음 공판기일을 오는 3월 20일로 지정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