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에 손 내민 한동훈… 친한계 "동지 되자는 의미"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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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장동혁 대표 공개 격려
장동혁 “필버 절박함엔 이견 없어”…선 긋기
당원게시판 논란 속 징계 논의 향방 주목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5일 성탄 예배를 보기 위해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5일 성탄 예배를 보기 위해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처리에 반대해 24시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진행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향해 공개적으로 격려 메시지를 내면서, 당내 기류 변화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당 일각에서는 한 전 대표의 발언을 두고 “동지가 되자는 의미”라며 사실상 화해 제안으로 해석했고, 당 안팎에서는 이 발언을 계기로 당원게시판 논란을 둘러싼 갈등 국면이 완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당 장 대표가 위헌적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막기 위해 장장 24시간 동안 혼신의 힘을 쏟아냈다”며 “노고 많으셨다”고 적었다. 이어 “민주당은 오늘 기어이 국민과 언론의 입을 틀어막는 허위조작정보 근절법까지 강행 통과시켰다”며 “(지금은)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번 메시지는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친한계로 분류되는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하고, 한 전 대표가 연루된 당원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당원게시판 논란을 둘러싼 조사 문제로 당 지도부와 신경전을 이어오던 한 전 대표가 공개적으로 장 대표를 치켜세운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를 향해 화해의 제스처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은 이번 메시지에 대해 “동지가 되자는 의미”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 의원은 25일 SBS 라디오에 출연해 한 전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에게) 동지가 될 수 있게 용기를 내자는 의미(로 한 말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휴전이나 화해 메시지로 볼 수 있느냐’고 묻자, 한 의원은 “저희는 싸운 적이 없기에 손을 내밀고 안 내밀고 할 것도 없다”면서도 “같은 동지로서 앞으로 나가자는 의미가 아닐까”라고 답했다.

장 대표가 이 같은 메시지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두고는 기대와 신중론이 엇갈린다. 한 의원은 “제가 아는 장동혁 대표는 따뜻한 분이기에 받을 것이다. 용기까지도 필요 없지 않을까 싶다”고 말하며 “야당이 하나밖에 없기에 우리에게는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해에는 여러 가지 변화가 필요하고, 과거에 묶여 있지 않고 다음을 향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확신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확신은 없지만 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과 기대는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25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 성탄절 예배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전날 한 전 대표의 메시지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국민들께 가장 강력한 방법으로 (위헌성을) 알리기 위해 24시간 필리버스터를 한 것”이라며 “필리버스터의 절박함과 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의 메시지에 대한 확대 해석에는 선을 그은 것이다.

장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가 내년 초 당 쇄신안 발표를 앞두고 중도 확장과 내부 정비를 동시에 모색하는 상황에서, 당원게시판 논란의 향방에도 관심이 모인다. 중도 확장을 기치로 내건 장동혁 지도부가 한 전 대표를 향해 징계 조치를 내릴 경우, 당 안에서는 내부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한 전 대표를 둘러싼 징계 논의가 일정 부분 조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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