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자회사 설립도 ‘무색’…포스코서 또 산재, 올해 6명째 사망
포항제철소 유해물질로 1명 사망·3명 부상
7월 광양제철소선 구조물 붕괴로 1명 사망
포스코이앤씨 시공 현장선 올해만 4명 사망
장인화 회장, 안전 혁신 외쳤지만 산재 계속
지난 2월 25일 오전 9시 45분께 경북 포항시 남구 포스코 포항제철소 2코크스공장에서 불꽃과 함께 검은 연기가 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 공장에서 5일 정비 작업 중이던 작업자들이 유해 물질로 추정되는 기체를 흡입해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포스코그룹 내에서 발생한 중대재해로 올해만 6명째 사망자가 나온 것이다. 포스코그룹 장인화 회장은 안전 혁신을 내세워 그룹 안전특별진단 TF(태스크포스)팀을 가동하고 안전 전문 자회사까지 설립했지만 인명사고는 멈추지 않고 있다.
경찰과 포스코 측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0분께 스테인리스 압연부 소둔산세공장에서 외주업체(포스코DX) 소속 다수의 근로자가 기기 수리 사전 작업 도중 유해 물질에 노출됐다.
이 사고로 작업자 4명이 호흡 곤란과 흉부 통증을 호소해 현장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뒤 119구급차로 이송됐으나 50대 근로자 1명이 이송 도중 숨졌다. 나머지 3명은 모두 30대 근로자로 의식이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해 물질 성분은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이로써 올해 포스코그룹 내에서 발생한 산재로 목숨을 잃은 사망자는 6명으로 늘었다.
지난 7월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는 집진기 배관 해체 작업 과정에서 구조물이 붕괴해 작업하던 2명이 추락해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건설 계열사인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공사 현장에서는 5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해 총 4명이 숨졌다. △지난 1월 경남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 추락 사고 △4월 경기 광명 신안산선 건설 현장 붕괴·대구 주상복합 신축 현장 추락 사고 △7월 경남 의령군 함양울산고속도로 공사 현장 끼임 사고 △8월 경기 광명시 고속도로 건설 현장 감전 사고 등이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7월 국무회의에서 포스코이앤씨의 산업재해 사고를 거론하며 “심하게 말하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언급했고, 이후 건설 면허 취소와 공공 입찰 금지 등 가능한 제재 방안을 모두 검토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에 장인화 회장은 안전 관리 혁신 계획을 발표하며 8월 1일부로 그룹 안전특별진단 TF(태스크포스)팀을 가동했고, 지난달에는 글로벌 안전 전문 컨설팅사 SGS와 업무협약(MOU)도 맺었다.또한 포스코그룹은 글로벌 안전 컨설팅 전문 회사를 롤모델로 ‘안전전문 자회사’ 포스코세이프티솔루션을 설립했지만 중대재해는 계속되고 있다.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