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 우수관로에 생선 찌꺼기… 다대포 동쪽 해안, 예견된 '흥행 실패'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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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개장 뒤 누적 방문객 10만
기존 해수욕장 절반 수준 불과
안전시설 미비 시민 발길 외면

연안정비 사업을 마치고 올해 개장한 부산 사하구 다대포 동측해안 해수욕장 백사장 한가운데로 우수관로가 지나가고 있다. 부산일보DB 연안정비 사업을 마치고 올해 개장한 부산 사하구 다대포 동측해안 해수욕장 백사장 한가운데로 우수관로가 지나가고 있다. 부산일보DB

30년 만에 재개장한 부산 다대포해수욕장 동쪽 해안이 이달 개장 후 누적 방문객 수 10만 명에 그치며 흥행에 실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욕장 한가운데 놓여 경관과 피서객 안전을 해치고 있는 우수관로(부산일보 5월 8일 자 2면 등 보도)와 119구조대 사무실 등 안전 시설 조성도 늦어지며 ‘반쪽짜리 개장’ 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부산 사하구청에 따르면 다대포해수욕장 동쪽 해안(이하 동쪽 해안)이 개장한 이달 1일부터 지난 15일까지 누적 방문객 수는 10만 4718명이다. 같은 기간 다대포해수욕장에는 19만 1377명이 방문했다. 시민들이 동쪽 해안보다는 기존 다대포해수욕장을 선호한 셈이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간 국비 335억 원을 들여 해수욕장을 조성하고서 올해 개장한 동쪽 해안이 외면 받는 것은 오수관로에서 새는 오물과 안전에 필수적인 시설이 아직 조성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이달 동쪽 해안 우수관을 통해서 죽은 생선과 생선 찌꺼기, 거품이 낀 물 등이 흘러나왔다. 동쪽 해안 배후에 있는 각종 수산물 업체에서 손질하고 남은 생선 찌꺼기를 무단 투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행정봉사실, 119구조대 사무실, 임해행정봉사실 등 피서객 안전과 관련한 각종 시설이 들어설 3층짜리 건축물은 현재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다. 화장실과 샤워실은 지난 12일 뒤늦게 개장했다.

피서객이 머무는 해수욕장 바로 뒤편에 공사 현장이 그대로 노출된 가운데 해당 건축물은 개장보다 늦은 이달 25일 준공될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길이 550m 해수욕장을 반으로 쪼갠 우수관이 경관을 해치는 것과 더불어 오물을 내보내며 시민들이 발길을 돌린 셈이다. 또한 우수관이 뿜는 물 등으로 제기된 안전 위험을 해소할 시설 준공도 늦어지며 흥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해수욕장 인근 주민들은 어수선한 해수욕장 분위기에 ‘흥행 실패’가 예견된 결과였다고 입을 모은다.

사하구 주민 김 모(38) 씨는 “개장 전부터 우수관 문제로 걱정됐는데, 결국 이 사달이 났다”며 “기반 시설도 제대로 안 갖춰진 해수욕장을 누가 찾겠냐. 차라리 기반 시설 조성을 마치고 내년부터 정식 운영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하구청 도시정비과 관계자는 “수산물 가공업체에 거름망을 지급하는 등 오폐수가 유출되는 문제에 대해 대응했다”며 “건축물 토지 보상 비용에 예상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 설계를 변경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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