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예금금리 3년 만에 최저…KB·기업銀 최대 0.25%P↓
기준금리 밑도는 정기예금 속출
투자자 예탁금 3년 만에 최대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내리며 은행권 예금금리도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새 정부 출범으로 주가와 집값 상승 기대 등으로 자산시장에 자금이 몰리면서 은행권에서 예금이 더욱 빠르게 이탈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9일부터 거치식 예금상품 금리를 최대 0.25%포인트(P) 내린다. 앞서 한국은행이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자 이에 맞춰 예금 금리를 낮춘 것이다.
KB국민은행의 대표 수신(예금) 상품인 ‘KB스타 정기예금’의 기본금리 상단은 2.40%에서 2.20%로 낮아진다. 일반 정기예금과 국민슈퍼정기예금(고정금리형)도 3년 이상 맡겼을 때 적용되는 최고 기본금리가 2.40%에서 2.20%로 하향 조정된다.
IBK기업은행도 같은 날 정기예금 2개, 정기적금(적립식 예금) 2개, 입출금식 2개, 판매종료 예금 상품 11개의 기본금리를 일제히 0.20~0.25%P 인하할 예정이다. IBK평생한가족통장(정기예금)의 기본금리가 2.45%에서 2.25%로 0.20%P 내리고, IBK중기근로자우대적금(정기적금) 기본금리도 2.75%에서 2.50%로 0.25%P 떨어진다.
앞서 SC제일은행도 지난 2일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20%P 내렸고, 같은 날 NH농협은행도 정기 예·적금 금리를 최대 0.30%P 하향 조정했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지난달 말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직후 예금 금리를 일제히 0.10~0.30%P 내렸다.
은행권은 예금금리가 당분간 계속 낮아지면서 자금이 예금에서 이탈해 주식과 코인, 부동산 등 자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더군다나 한은이 하반기 기준금리를 계속 지속적으로 낮춘다면 금리는 더 내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증시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일 기준 60조 1886억 원까지 불었다. 지난 2022년 6월 2일(61조 6321억 원) 이후 약 3년 만에 최대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은의 금리 인하 기조가 지속되면 은행의 예금 금리 인하를 인위적으로 막기 어렵다”면서 “젊은 계층은 예금에서 돈을 빼 주식과 코인 등에 투자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예상했다.
박상인 기자 si2020@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