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더위에 길어진 여름…해수욕장 문화도 바꿨다
부산 해운대·송정해수욕장, 21일 조기 개장
해운대 9월 14일, 송정·광안리 8월 31일 폐장
속초·제주·태안 등 야간 개장 지자체도 늘어
여름철 수상안전 대책기간 9월까지 연장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과 가을 늦더위 등으로 여름이 길어지면서 해수욕장 문화도 점차 바뀌어가는 모습이다. 관할 자체에서 해수욕장을 조기 개장하거나 연장 운영, 야간 개장하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3일 해양수산부와 전국 지자체 등에 따르면 올해 부산은 21일, 인천은 22일, 제주는 24일, 울산은 27일, 강원은 28일, 경남은 7월 초부터 순차적으로 전국 해수욕장이 정식(전면) 개장한다.
우선, 부산지역에서는 해운대·송정 해수욕장이 예년보다 일정을 열흘 정도 앞당겨 오는 21일부터 정식 개장에 들어간다. 올해 부산지역 해수욕장은 다른 지역보다 일찍 문을 열고 더 오랜 기간 운영되는게 특징이다. 그동안 부산지역 해수욕장은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공식 개장 기간이었지만, 기후변화로 수온이 상승하면서 개장 시기를 앞당겼다. 특히, 해운대·송정해수욕장은 지난해 6월 1일 조기에 부분개장한 뒤 ,7월 1일부터 두 달간 전면 개장했으나, 올해는 부분 개장을 없애는 대신 정식 개장일을 예년보다 앞당겼다. 해운대해수욕장은 올해 운영 기간을 지난해보다 보름 정도 늘려 9월 14일 폐장한다. 송정 해수욕장과 광안리 해수욕장(7월 1일 개장)도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늦은 8월 31일 폐장한다.
해운대구가 올해 해운대·송정해수욕장에 대해 부분개장을 없애고 정식 운영 기간을 확대한 것은 지난해 9월에도 무더위가 이어지는 등 기후변화와 무관치 않다. 지난해 9월 해운대해수욕장의 낮 평균 수온은 27.9도로 8월의 25.2도보다 오히려 높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9월 피서객이 크게 늘자 해수욕장 운영 기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반면, 지난해 6월 초·중순에는 수온이 낮아 해수욕을 즐기는데 적합한 20도를 넘는 날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부산 해수욕장은 일반적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여름철 열대야 등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해수욕장 야간 개장도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강원도 속초시는 변화하는 피서객 요구를 반영해 7월 23일부터 8월 10일까지 야간에도 속초해수욕장을 개장한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강릉시도 7월 26일부터 8월 9일까지 15일간 경포해수욕장을 야간 개장한다. 제주시는 7월 15일부터 8월 15일까지 한 달간 삼양·월정·협재·이호 4개 해수욕장 운영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삼양·월정해수욕장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조명시설이 있는 협재·이호해수욕장은 오후 9시까지 야간에도 운영한다. 충남 태안군도 8월 13일부터 17일까지 닷새간 만리포 해수욕장의 운영 시간을 오후 9시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해수욕장 조기 개장과 연장 운영, 야간 개장 등으로 지역 관광수요 확대와 지역 경제 활성화 등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지만, 매년 반복되는 바가지 요금 상술은 더욱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편, 정부는 기후변화로 인한 늦더위에 대비해 올해 여름철 수상안전 대책기간을 9월까지로 예년보다 한 달 연장해 운영한다. 정부는 이달 1일부터 9월 30일까지를 '여름철 수상안전 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수상 인명사고 예방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특히, 해수욕장 개장 기간에는 안전요원을 충분히 배치하고, 드론 등 첨단장비를 활용해 예찰을 강화한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