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내란 종식 간절함” vs 국힘 “본투표서 결집”… 사전투표 해석은 ‘아전인수’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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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대선 사전투표율 34.74%

역대 2번째, 20대 대선 못 미쳐
전남 최고·대구 최저 ‘호고영저’
사전 투표 부실 관리 논란까지
셈법 복잡, 민심 예단 어려워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둘째 날인 30일 서울 중구 소공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사전투표사무원들이 관내 사전투표함과 관외 사전투표지를 이송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둘째 날인 30일 서울 중구 소공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사전투표사무원들이 관내 사전투표함과 관외 사전투표지를 이송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대선 사전투표율이 34.74%을 기록했다. 지난 대선 사전투표율(36.93%)보다 낮고, 지난 22대 총선 사전투표율(31.28%)보다는 높은 수치로, 역대 두 번째 최고치다. 각 당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해석을 내놓으며 안갯속인 민심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매 선거마다 높아지는 사전투표율과 상대적으로 저조한 영남 사전투표율, 투표 부실 관리 논란 등이 겹치면서 양당의 유불리 셈법은 더욱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대선 사전투표율은 34.74%로 집계됐다. 전체 유권자 4439만 1871명 중 1542만 3607명이 사전 투표했다. 지난 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율은 36.93%였고, 19대 대선 당시에는 26.06%였다. 22대 총선 사전투표율은 31.28%였다. 지난 대선보다는 사전투표율이 낮지만,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56.50%)이었고, 가장 낮은 지역은 대구(25.63%)로 나타났다. 호남권이 영남권에 비해 확연히 높은 사전투표율를 기록했다.

각 당은 본인에게 유리한 결과라며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놨다. 민주당 박찬대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사전투표율에 “내란 종식과 대한민국 정상화를 바라는 국민의 간절함과 의지가 모여 만들어진 기록”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윤여준 상임총괄선대위원장도 “부정선거가 있다는 저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사전투표는 이제 제도로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고 주장했다. 통상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진보진영에 유리하다고 보는 만큼, 민주당은 이번 사전투표율을 내란 종식을 바라는 국민 심판론이 작용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호남 투표율이 영남 투표율에 비해 높은 ‘호고영저’ 현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당장 사전투표율은 호남이 높지만, 이같은 상황을 기폭제로 본투표에서 보수 결집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국민의힘 이정현 공동선대위원장은 “호남의 사전투표율이 높은 것은 위기감의 방증일 수 있다”며 “경상도 지역 사전투표율이 낮다고 해서 결집력까지 낮다고 보면 착각이다. 경상도 유권자는 사전투표보다 본투표에서 응징하는 전통이 있다”고 말했다. 윤재옥 총괄선대본부장도 “진짜가 누구인지, 누구에게 나라를 맡겨야 할지 국민께서 확인하셨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각 당은 저마다 유리한 해석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사전투표율만 가지고는 민심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을 기록한 지난 대선의 경우 보수진영 후보가 최종 당선됐기 때문이다. 막판 보수 결집을 두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번 사전 투표에서 드러난 호고영저 현상으로 전통 지지층이 위기감을 느껴 결집할 것이라는 게 국민의힘의 전망이다. 특히 이번 사전 투표 과정에서 투표 부실 관리 논란이 일면서 일부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는 ‘부정선거’ 의혹까지 제기하는 상황이다. 반면 민주당은 보수 결집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이뤄지는 선거인 데다 ‘원팀’과 ‘빅텐트’를 구축하지 못해 개혁신당과의 표 분산을 관측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꼽히는 수도권 사전투표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34.28%), 경기(32.88%), 인천(32.79%) 등 수도권 투표율은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이는 부산(30.37%), 경북(31.52%), 경남(31.71%), 울산(32.01%)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수준이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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