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민 둘 중 한 명은 50세 이상 ‘장노년’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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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장노년 통계 첫 조사

2022년 기준 50세 이상 46.5%
50~64세 신중년 비중은 25.2%
장노년 사망 원인 1위는 암 발병
남자 조자살률 여자보다 3.4배
40대 이하보다 삶 만족도 낮아

지난해 기준 부산 50세 이상 장노년이 부산 인구의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부산시청에서 열린 제2회 경로당 여가박람회에 참가한 노인들. 강선배 기자 ksun@ 지난해 기준 부산 50세 이상 장노년이 부산 인구의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부산시청에서 열린 제2회 경로당 여가박람회에 참가한 노인들. 강선배 기자 ksun@

부산이 2021년 전국 특별·광역시 최초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부산시가 올해 처음으로 장노년통계를 내놨다. 부산 50세 이상 장노년 인구는 46.5%로 전체 인구의 절반에 육박했고, 이들의 사망 원인 1위는 암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는 지난해 2~12월 조사한 ‘2022년 기준 부산장노년통계’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크게는 부산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 노인을 준비하는 50~64세 ‘신중년’, 이들을 모두 포함한 50세 이상 ‘장노년’을 대상으로 인구·가구, 건강, 소득보장, 참여, 대인관계, 생활환경, 사회환경, 주관적 웰빙 등 8개 분야 100개 통계 항목을 조사했다.

통계에 따르면 2022년 부산의 장노년 인구는 153만 2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46.5%를 차지했다. 신중년은 83만 명으로 25.2%, 노인은 79만 2000명으로 21.3%였다.

통계 추이를 보면 노인 인구는 앞으로 꾸준히 증가해 2035년 부산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1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50년에는 노인 인구가 전체의 43.6%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돼, 부산의 고령화 속도는 가속될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신중년이 가장 많은 구·군은 북구(28.4%)였고, 사상구(28.3%)가 뒤를 이었다. 노인 인구는 영도구(28.8%), 동구(28.0%), 중구(27.9%), 서구(26.6%) 순으로 많아 원도심에서 노인 인구 비중이 확연히 높았다. 반면, 신중년과 노인 인구가 가장 적은 구·군은 강서구로 각각 18.1%와 12.2%에 불과했다.

부산의 장노년 인구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지난 3년간(2020~2022년) 부산을 떠난 장노년 인구는 2만 2350명에 달했다. 이들이 부산을 떠난 가장 큰 이유로는 주택(45.4%), 가족(23.0%), 직업(14.8%) 순이었다. 노인 인구가 늘어나는 속도를 따라가지는 못하는 수준이지만 부산을 떠나는 세대가 청년만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통계에 따르면 부산 장노년의 가장 큰 사망 원인은 암이고, 순환계통 질환(뇌혈관 질환, 허혈성 심장질환, 고혈압성 질환)이 뒤를 이었다. 암으로 사망한 인구는 인구 10만 명당 신중년이 162.5명, 노인이 730.4명이었다. 암 중에서도 폐암, 간암, 위암 순으로 사망한 장노년이 많았다.

조자살률(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비율)은 부산 장노년의 경우 35.3명, 전국 34.5명으로 부산이 조금 높았다. 다만, 부산 신중년의 조자살률은 30.9명으로 전국 29.3명을 상회했는데, 노인의 경우 전국(42.2명)이 부산(40.9명)보다 더 많았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부산 노인 남자의 조자살률은 68.2명으로 여자(19.8명)의 3.4배에 달했다. 노인 남자의 자살을 방지하기 위한 시 차원의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월 소득 100만 원 미만의 가구주 가구 비율은 신중년이 6.5%, 노인이 38.4%로 노인 가구주 가구가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 준비율은 신중년이 86.5%로 노인의 67.4%보다 조금 나았다.

부산 장노년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평균 5.9점이었다. 부산 40대 이하의 삶의 만족도는 6.2점으로 장노년보다 높아 부산 장노년은 이후 세대보다 덜 만족하고 있었다. 부산장노년통계가 연차별로 쌓이면 연도별 변화도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통계 결과를 바탕으로 장노년 세대를 위한 일자리와 노후 준비 지원, 건강·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 세대가 공감하는 정책을 발굴하고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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