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차기 구축함’ 한화오션 품에 안길까
6000t급 구축함 6척 국산화 사업
7조 8000억 수주전 28일 재입찰
HD현대중 보안사고 감점이 관건
유리한 고지 한화오션 ‘총력 태세’
한화오션이 28일 입찰이 마감되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사업’ 재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사진은 한화오션이 2024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 종합학술대회에서 전시한 KDDX 모형. 한화오션 제공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재입찰이 이번 주 마감되는 가운데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의 보안 감점 변수와 사업 지연 논란을 발판 삼아 선도함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재입찰 참가 등록이 28일 오전 10시 마감된다. 앞서 1차 입찰은 HD현대중공업의 불참으로 유찰됐다. 재입찰에서도 한 업체만 참여할 경우 방위사업청은 수의계약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이번 입찰에는 HD현대중공업 역시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KDDX 사업은 국내 기술로 6000t급 구축함 6척을 건조하는 총 7조 8000억 원 규모 프로젝트다. 선도함 수주 업체는 후속함 건조와 유지보수(MRO), 성능개량 사업 등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 향후 국내 수상함 시장 주도권이 걸린 사업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HD현대중공업이 보안 사고에 따른 감점 가능성을 안고 있는 데다, 법적 대응이 장기화할 경우 사업 지연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HD현대중공업에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 1.2점 보안 감점은 이번 입찰 결과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임직원 9명은 2013년 대우조선해양의 KDDX 개념설계도 등 해군 기밀 자료를 불법 취득해 회사 내부망을 통해 공유한 혐의로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 가운데 8명은 2022년, 1명은 2023년 유죄가 확정됐다.
방사청은 당초 두 사건을 묶어 벌점 적용 기한을 2025년 11월까지로 설정했지만 내부 법리 재검토를 거쳐 최종 유죄 확정 시점을 기준으로 올해 12월까지로 연장했다. 방사청은 이번 제안서 평가 과정에서 실제 감점 반영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방산 입찰 특성상 소수점 차이로 당락이 갈리는 만큼 1.2점 감점이 승부를 좌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HD현대중공업이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금지 가처분 소송이 사업 지연 책임론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HD현대중공업은 방사청이 자사 영업비밀이 포함된 KDDX 기본설계 자료를 경쟁사인 한화오션에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지난 8일 “이미 자료가 제공된 상황에서 회수 실익이 없다”는 취지로 이를 기각했다. 다만 HD현대중공업은 항고를 통해 다시 법원의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한화오션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잠수함 중심에서 수상함 분야로 확대할 기회인 만큼 총력전에 나선 상황이다. 한화그룹 편입 이후 방산 계열사 간 시너지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가격 경쟁력과 안정적인 사업 추진 능력을 앞세워 수주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KDDX 기본설계 수행 경험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울 전망이다. 기본설계는 함정 사업의 핵심 단계로, 주요 기술이 반영된 최적 설계를 도출하는 과정이다. 업계에서는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상세설계 과정에서도 높은 사업 연속성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