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대통령과 함께” 야 “밀착형 공약 여기” 현수막 전략 눈길
김경수, 중앙정부와 4년 동행 방점
박완수, 세대별 표적화 전략 승부수
유권자 “성의껏 준비한 정책 한 표”
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사뭇 결이 다른 현수막 문구로 시선 몰이에 나섰다. 현수막 문구만으로도 여야 각 당의 선거 전략과 정책 방향성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유권자들의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지지율 고공 행진 중인 이재명 정부의 인기를 등에 업고 현수막에서도 ‘더불어 4년’을 강조한다. 이 대통령 임기 종료와 다음 지방선거 모두 2030년으로 겹치기 때문에 원활한 공약·정책 추진이 가능하다는 점을 앞세운다.
25일 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는 경남형 유니콘 기업 육성 지원 등 공약을 포함한 ‘중소기업 지원 정책 패키지’를 발표했다. 김 후보는 “경남 경제가 대기업의 수주 확대로 성장했지만, 경제성장이 중소기업 성장을 이끄는 경제구조를 갖추지는 못했다”며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후보 측은 공약 발표와 함께 연일 ‘힘 있는 정부·여당’을 앞세워 유권자에 소구하고 있다. 이날 선거본부 신순정 대변인 이름으로 공개된 논평에서 김 후보 측은 “다음 경남지사 임기는 이재명 대통령 임기와 정확히 일치한다”며 “경남의 미래는 중앙정부와 협력이 얼마나 긴밀하냐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박완수 경남지사 후보가 2014년 지방선거 때 언급한 “당선된 지사는 박근혜 정부와 국정 철학을 공유하고 중앙정부와 조화를 이루고 경남도에 헌신할 후보여야 한다”는 발언을 재조명했다. 과거 박 후보 말대로 이번에 중앙정부와 조화를 이룰 적임자는 김 후보라고 주장한다.
김 후보 측은 현수막에서도 세부적인 정책·공약 홍보보다는 ‘대통령과 함께 할 4년’, ‘이재명 정부의 힘 있는 도지사’ 등 문구를 강조한다. 김 후보뿐만 아니라 기초단체장, 기초의원 선거에 나선 민주당 후보 대부분 정부·여당 효과를 노린 현수막으로 승부하고 있다.
반대로 ‘당 색’을 지우기 급급한 국민의힘 후보들은 대신 밀착형 공약으로 유권자를 세분화해 공략하는, 이른바 ‘마이크로 타기팅’(Micro Targeting) 전략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40·50세대 복지포인트 지원’ 등 세대별 공약을 현수막으로 홍보하는 국민의힘 박완수 경남지사 후보다.
40·50세대는 정치권이 청년이나 고령층 등 다른 세대 주목하면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상대적으로 관심 밖인 모양새다. 박 후보 측 현수막 전략은 이런 틈새를 공략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박 후보는 언론 대담에서도 “40·50세대는 대한민국 복지 제도에서 상대적으로 사각지대에 놓였던 이들”이라며 공약을 강조한 바 있다.
실제 현수막을 설치할 때도 광역단체장·기초단체장·지방의원 후보 순으로 일괄 배치하고, 각각 지역구 맞춤형 공약을 기재해 유권자 눈길을 끌고 있다. 대신 현수막 속 국민의힘 로고는 실눈 뜨고 봐야 할 정도로 작아 당 색을 지우려는 의도가 두드러진다.
선거가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여야의 각기 다른 현수막 전략은 중도층 등 유권자 표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 김민재(27·창원시 마산합포구) 씨는 “정책 현수막에만 한정하면 국민의힘 후보들이 표적화를 잘한 것 같다”면서도 “모든 국민의힘 후보가 정책 현수막을 잘 활용하는 것도 아니라서, 결국 결과는 어떤 후보가 성의껏 정책을 준비했느냐가 더 중요할 것”고 말했다.
최환석 기자 ch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