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정·도정 심판 vs 정권 심판… 막 오른 지선 유권자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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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말하지만, 정작 중앙 정치 대결 양상
지역 미래 좌우할 정책 뒷전… '한 표' 중요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 개혁신당 정이한 후보(왼쪽부터). 부산일보DB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 개혁신당 정이한 후보(왼쪽부터). 부산일보DB

6·3 지방선거 후보 등록이 14일부터 일제히 시작되면서 전국이 본격적인 선거 국면으로 들어갔다. 이번 지선 최대 접전지이자 향후 정치질서 재편에 분수령이 될 부울경의 여야 후보들도 진검승부에 돌입했다. 이번 선거는 지방 권력 재편을 넘어 출범 1년을 맞은 이재명 정부에 대한 첫 전국 단위 민심 평가라는 점에서 정치적 함의가 적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와 함께 출범한 지방권력을 심판해야 한다”고 외치고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의 독주를 견제해야 한다”고 맞선다. 여야 모두 ‘심판’을 말하지만 정작 선거판은 중앙 정치 대결 양상으로 흐르는 분위기다. 하지만 부울경 유권자가 보고 싶은 것은 누가 더 지역을 책임질 준비가 돼 있느냐일 것이다.

부산시장 선거만 봐도 심판론은 선명하다. 민주당 전재수 후보는 후보 등록 직후 “성과 없고 공허한 박형준 시정을 멈춰야 한다”며 “현 정부와 발맞춰 해양수도 부산 비전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북항 재개발과 글로벌법, 산업은행 이전 등이 지지부진했다는 점을 내세워 시정 심판론을 전면에 띄운 것이다. 반면 국힘의 박형준 후보는 “이재명 정권의 폭주를 막고 낙동강 전선을 사수하겠다”고 맞섰다. 두 후보 모두 지역 공약보다 정치적 상징성을 앞세웠다는 점은 이번 선거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부산이 지선 격전지를 넘어 여야 정치 대결의 바로미터로 떠오른 셈이다.

경남에서는 박완수 국힘 후보와 김경수 민주당 후보가 맞붙고, 울산에서는 김두겸 국힘 후보와 민주·진보 진영 단일화 논의가 맞물리며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 지역 역시 지역 발전보다 진영 결집 메시지가 더 두드러진다. 실제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개별 공약보다 심판론이 더 자주 거론된다. 민주당은 ‘윤석열 키즈’ 프레임을 내세워 “중앙정부와 협력할 지역 일꾼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국힘은 “지방권력까지 내주면 견제 장치가 사라진다”고 맞선다. 전문가들이 이번 선거를 후보 경쟁보다 정당 대결 성격이 강한 선거로 보는 이유다. 문제는 이런 구도 속에서 정작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정책 경쟁이 뒤로 밀리고 있다는 점이다.

선거일까지 20일도 채 남지 않은 만큼 여야의 심판론 공세는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날 후보 등록 현장에서 더 크게 부각된 것은 청년 일자리와 산업 경쟁력, 교통·주거 같은 생활 현안보다 정치적 대립 구호였다. 부산의 산은 이전과 글로벌법, 경남의 우주항공·방산 산업 전략, 울산의 산업 전환 위기 같은 과제는 중앙 정부와의 친소 관계가 아니라 지역의 실행력과 전략이 성패를 좌우할 문제들이다. 이런 현안들이 정쟁에 의해 뒷전으로 밀려나선 안 된다. 이번 지선에서 부울경 유권자들의 한 표는 단순한 찬반을 넘어 지역의 다음 4년을 결정하게 된다. 지역 유권자 선택에 부울경의 운명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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