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LH 쪼개기' 논란 경남 이전 효과 희석 의도 우려스럽다
2021년 이어 재추진 우려에 진주 반발
본사 기능 약화 땐 균형발전 원칙 훼손
경남진주혁신도시에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경. 지난 2015년 5월 본사 이전 후 10년 차를 맞았다. 부산일보DB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원화를 본격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본사 소재지인 경남 진주시 지역사회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특히 지방선거와 맞물리면서 최대 쟁점으로 부각한 상태다. 이원화는 LH 조직 구조를 개편해 두 개로 쪼개는 것이다. 이번 구조 개혁은 160조 원에 달하는 LH 부채 문제를 해결한다는 취지로 진행 중이다. 문제는 쪼개진 조직 중 하나가 자회사로 편입될 경우 진주를 떠날 우려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지역 사회는 그동안 온갖 그럴듯한 명분을 대면서 결국 수도권으로 다시 회귀한 지방 이전 공기업 등의 사례를 재현하려는 시도가 아니냐며 결사 반대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부산일보〉에 따르면 LH는 6개월째 공석인 사장 재공모를 통해 빠르면 상반기 내에 선임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사장 취임을 기점으로 이원화 문제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번 이원화는 지난해 말 이재명 대통령이 LH 부채 비율을 문제 삼으면서 촉발됐다. 국토교통부와 LH개혁위원회는 현재 LH를 토지주택개발공사와 비축공사로 이원화하는 개편안을 검토 중이다. 비축공사가 부채를 담당하고 토지주택개발공사에 LH 주요 사업을 맡기는 구조로 예상된다. 국토부는 2021년 LH 임직원의 신도시 투기가 사회문제화됐을 때도 재발 방지책의 일환으로 쪼개기를 추진했다가 시민 반발 때문에 원점 재검토를 선언했다.
2021년에 이어 LH 쪼개기가 또 시도되는 것은 지역 사회에 날벼락이나 다름없다. 2021년 당시 진주의 거의 모든 단체들이 1년 3개월 동안 정부안을 반대하는 국회 앞 시위 등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당시 지역 사회는 진주혁신도시와 지역 경제 핵심 축인 LH를 쪼갤 경우 본사 기능 약화에 따른 진주 혁신도시 위상 추락, 지역 경제 침체, 지역 인재 채용 감소, 상권 위축 등이 불가피해진다고 밝혔다. 그 뒤 4년여 시간이 지나 다시 불거진 LH 이원화 전망에 대한 지역의 우려는 당시와 동일하다. 더욱이 2021년 당시 LH 문제로 지역이 엄청난 홍역을 치른 것을 알면서도 사태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자 불쾌감마저 호소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수도권 일극화 때문에 엄청난 기회비용을 치르고 있다. 이 대통령이 지역 균형발전을 주요 국정정책으로 꼽고 2차 공공기관 이전 등을 추진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하지만 지역과 숙의를 거치지 않은 LH 쪼개기가 다시 추진될 경우 청와대와 정부 진심에 대한 의구심은 커질 수밖에 없다. 국토부와 LH가 구조 개편을 추진할 경우엔 하루빨리 로드맵부터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여기엔 본사 기능을 유지할 충분한 대안과 자회사 소재지를 진주로 하겠다는 약속 등을 담아야 한다. 정부와 LH가 지역 균형발전 원칙과 LH 이전 효과를 훼손치 말아 달라는 진주와 경남 지역 사회의 우려와 분노를 감안한 현명한 답을 내놓길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