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호르무즈 나무호 피격 확인, 국익 우선 당당히 대응해야
발사 주체 불상 비행체 2기 연쇄 충돌
재발 방지 촉구·미국 등과 적극 공조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11일 청와대 기자회견장에서 HMM 나무호 관련 기자간담회를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이 운용하는 나무호에서 발생한 폭발이 외부 공격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는 10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나무호 폭발 화재에 대한 정부 합동 조사 결과 미상의 비행체 2기가 선미를 약 1분 간격으로 타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당시 화재는 비행체 1차 타격으로 발화했고 이어 2차 타격으로 규모가 급격히 확산됐다는 설명이다. 우리 국적 선원이 탑승한 나무호에 대한 공격은 대한민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된다. 나무호 피격이 공식 확인된 만큼 그동안 사실상 중립적 입장을 취해온 우리 정부의 대응 전략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부는 현재 나무호를 공격한 주체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CCTV 영상에 해당 비행체가 포착되었으나 발사 주체, 정확한 기종 및 물리적 크기 등을 확인하기에는 제약이 있다고 밝혔다. 어느 국가의 소행인지를 예단하기 어려운 단계라는 의미다. 하지만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이미 지난 6일 “이란이 해상 규칙을 위반한 한국 선박 1척을 겨냥했다”고 보도했다. 주한 이란 대사관은 강력 부인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이란이 공격 주체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향후 정밀 조사에서 이란 소행으로 밝혀질 경우 큰 파장이 예상된다. 우리 정부가 요동치는 국제정세를 감안하면서도 국익을 우선한 만반의 대응책을 모색하길 바란다.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한국 선박 26척과 160여 명에 달하는 한국인 선원들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 선박들이 나무호와 같은 공격을 받을 우려는 상존한다. 특히 나무호의 경우 조금만 아래쪽을 공격당했다면 침몰했을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었다. 정부는 공격 주체 확정 전이라도 이란으로부터 재발 방지 확약을 받아내야 한다. 피격 지점이 이란 영향권 내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현재도 명분은 충분하다. 국제법이 보장하는 항행의 자유를 정면으로 위반한 명백한 중대 범죄인 데다 대한민국 주권까지 위협한 위중한 사안임을 감안해 단호한 의지를 피력하길 촉구한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공조가 필수적이다. 미국 해양자유연합(MFC)은 물론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호르무즈 다국적군 구상에도 참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정보 공유나 연락장교 파견 등 비전투적 기여는 물론 소말리아 아덴만 청해부대 전력을 호르무즈해역 외곽으로 이동시켜 우리 선박들에 대한 지원에 나서도록 하는 선제적 대응도 필요하다. 국민 안전이 직접적으로 위협받고 있는데도 시간 끌기나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하는 것은 국익을 해치는 미봉책일 뿐이다. 지금은 청와대와 정부가 현재까지의 관망적 자세에서 탈피해 당당한 대응 자세를 견지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