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나 홀로, 우리 홀로

김승일 수석논설위원 dojun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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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중년(40∼59세) 20.5%가 미혼이고, 그중 80.5%가 혼자 산다. 서울시가 7일 발표한 ‘중년 미혼의 삶’ 보고서에 따르면 ‘싱글 중년’ 비중이 2022년 18.3%, 2023년 19.4%에 이어 지난해 20.5%로 늘었다. 이들 10명 중 8명 이상이 1인 세대다. 이들의 66.9%는 관리·전문·사무직에 종사한다. 경제력과 독립 생활의 상관성이 엿보인다. 서울시는 혼자 사는 중년 미혼자가 특수한 소수가 아닌 평범한 집단이 됐다고 보고 맞춤형 정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동거 가족이 없는 세대는 특정 연령이나 계층에 국한되지 않은 채 증가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4월 기준 ‘세대원 수별 세대수’ 통계를 보면, 전국의 1인 세대 비중은 42.5%로 2인(25.4%), 3인(16.7%) 세대를 압도한다. 부산은 전체 157만 9995세대 가운데 67만 7862세대(42.9%)가 단독 거주로, 1위 서울(45.3%)에 이은 ‘초고밀도 1인 가구 도시’다. 저출생, 고령화, 비혼·이혼 증가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다.

부부와 자녀로 이뤄진 핵가족보다 ‘1인 가족’이 더 많아지면 삶의 나침반도 달라진다. 2030세대의 결혼과 출산, 4050세대의 자녀 양육, 6070세대의 자녀 독립과 황혼기라는 익숙한 생애 주기가 주류에서 밀려나는 중이다. 사회 진출부터 노년까지 가족을 동반하지 않는 인구 비중이 늘고 있어서다. 이처럼 각자도생하는 삶의 경로에 대해 우리 사회는 축적된 경험이 없고, 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독거노인의 고립과 고독사에 무방비였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외따로 사는 인생에 대한 사회적 수용력은 높아져야 한다. 예컨대 서울시의 ‘나 홀로’ 전용 플랫폼 ‘씽글벙글 서울’(1in.seoul.go.kr)은 참고할 만하다. 소득·계층과 무관하게 병원 동행, 집 구하기 같은 홀로 감당하기 힘든 일상의 부담을 나누려 한다.

1인 세대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나 홀로’는 정상군에서 떨어져 나와 뭔가 결핍된 상태 혹은 열악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저소득층, 독거노인, 장애인 등의 특징으로 소환되기도 한다. 나만 따로 사는 게 아니라, 다수가 홀로 사는 시대라면 발상이 달라져야 한다.

어린이날, 어버이날이 낀 5월 가정의 달을 지나고 있다. 함께 사는 가족에 의지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사정이 너무 많다. ‘우리 홀로’ 살지만 다 같이 잘 살려면 외로움과 고립의 극복이 개인에 전가되지 않아야 한다. ‘따로 또 같이’ 연결돼 있다는 감각, 삶이 흔들릴 때 기댈 수 있다는 신뢰가 공동체를 지탱하는 힘이 돼야 한다. 김승일 수석논설위원 dojune@


김승일 수석논설위원 dojun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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