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해공항과 가덕신공항의 공존이 필요하다
백남규 김해공항 소음대책 주민협의회장
언제나 4월이면 짭잘이 토마토 수확하는 것을 보면서 한 해의 농사를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게 도와준 땅과 하늘에 감사한다. 김해의 비옥한 땅은 토마토를 살찌우고 따스한 햇살은 토마토를 빛나게 한다. 게다가 김해국제공항 주변에는 나쁘게 보면 항공기 소음이지만 좋게 생각하면 토마토를 춤추게 하는 항공기 음악소리도 꾸준하다. 오랜기간 김해공항 소음대책위원회 위원과 주민협의회장을 맡아보니 어느새 항공기 소음도 토마토 농사와 함께하는 친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김해공항은 우리나라에서 인천국제공항 다음으로 국제선이 많고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지난해 국제여객이 1000만 명을 넘어섰다. 농가에 일손을 돕는 베트남이나 우즈베키스탄 인력도 김해공항으로 오고, 수많은 관광객도 김해공항으로 오고 있기에 지역과 국가 차원에서 김해공항이 성장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덕신공항이 건설되면 지금의 김해공항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인가? 일각에서는 가덕신공항은 국제선을 맡고, 김해공항에는 국내선만 남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소음이 줄어든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70여 년 동안 김해공항의 성장과 함께해 온 지역민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크다. 2001년 인천공항 개항 이후 국제선 기능이 인천공항으로 집중되며 동남권 주민들은 국제선을 이용하기 위해 장거리 이동과 시간·비용 부담을 감수해 온 경험이 있어서 더욱 그렇다.
지금은 일본·중국 등 단거리 해외노선은 김해공항을 통해 이용할 수 있지만, 비교적 먼 거리에 위치한 가덕신공항으로 국제선 기능이 이전될 경우 이러한 접근성마저 약화되고 추가적인 이동 부담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역민의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공항 간 역할 구분이 아니라, 어느 공항에서든 일관된 서비스와 편리한 이용 환경을 제공받는 일이다. 국내선과 국제선을 이분화해 운영하는 방식이 과연 지역민의 이동 편의를 높이는 방향인지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김해공항과 가덕신공항이 서로의 기능을 보완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항공 수요 분산과 소음 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한국공항공사,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인천국제공항공사를 합친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 3개 공항건설운영 기관이 통합된다면 인천에 집중된 항공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재편하고 김해공항과 향후 건설될 가덕신공항에 중장거리 국제노선을 확보해 동남권 주민들이 유럽이나 미주를 가기 위해 인천까지 이동하며 시간과 비용을 허비하지 않고 내 집 앞 공항에서 출발할 수 있는 당연한 권리를 되찾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지역민의 이동 편의성을 확보하고 지역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통합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통합 관리 체계에서는 김해공항과 가덕신공항이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김해공항은 단거리와 비즈니스 특화로, 가덕신공항은 중장거리 대형 여객 및 물류 특화로 역할을 분담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가덕신공항 건설의 성공을 바라는 만큼 김해공항의 발전도 함께 바라며, 두 공항의 공존을 기원한다.